정치
5·18 기념식서 文 대통령 "권력이 자행한 야만적 폭력·학살에 국민 대표해 대통령으로서 사과"
입력 2019-05-18 11:00  | 수정 2019-05-25 11:05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18일)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부끄럽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광주에 너무 큰 빚을 졌다"면서 "국민으로서 같은 시대, 같은 아픔을 겪었다면, 민주화의 열망을 함께 품고 살아왔다면 그 누구도 그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는 바로 '자유'고 '민주주의'였다"며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발언은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5·18 망언'에 따른 논란을 비롯해 일부 극우 성향 단체의 5·18 왜곡 행위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 대통령은 "결코 잊을 수 없는 5월 민주 영령을 기리며 모진 세월을 살아오신 부상자와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지 삶으로 증명하고 계신 광주시민과 전남도민께 각별한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내년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았으나 올해 기념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그때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 폭력과 학살에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러면서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담겠다고 한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송구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1980년 5월 우리는 민주주의를 외치는 광주, 철저히 고립된 광주, 외롭게 죽어가는 광주를 봤다"며 "전남도청을 사수하던 시민군의 마지막 비명소리와 함께 광주의 5월은 우리에게 깊은 부채 의식을 남겼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5월의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다는 것, 학살당하는 광주를 방치했다는 사실이 같은 시대를 살던 우리에게 지워지지 않는 아픔을 남겼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때 우리가 어디에 있었든, 5월의 광주를 일찍 알았든 늦게 알았든 광주의 아픔을 함께 겪었다"면서 "그 부채 의식과 아픔이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뿌리가 됐고 마침내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졌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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