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책공업종합대학의 청년 대학생들이 지난 4월 진행된 제43차 국제대학생프로그람 경연에서 우수한 성적을 쟁취했습니다."
소식을 전하는 북한 아나운서 목소리에서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북한 대학생들이 국제 프로그래밍 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며 우수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지난 4일(현지시각) 포르투갈 포르토 대학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시대회(2019 ACM-ICPC World Finals)에서 북한 김책종합대학은 8위의 성적을 거두며 은메달을 차지했습니다. 대회에서 1~4등 대학에는 금메달, 5~8등 대학에는 은메달을 수여했습니다. 1위는 모스크바 국립대학교가 차지했고 한국의 서울대학교는 7위, 김책공업종합대학이 8위, 카이스트(KAIST)팀은 21위를 차지했습니다.
북한의 대외매체 조선의 오늘은 이 소식을 전하며 "대학에서는 지난 시기 국제수학올림픽에서 우수한 성적을 쟁취했던 학생들을 비롯해서 실력이 높은 학생들을 선발해서 수백여차례의 모의경연을 진행하고 경연준비를 빈틈없이 갖췄다"면서 "지난해 11월 지역별 예선경연에서 금상을 쟁취하고, 올해 4월 세계결승경연에서 동아시아 지역 최우수상과 은메달을 쟁취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 110개 나라 학생들이 참여한 이번 경연은 풍부한 수학적 기초지식과 알고리듬 작성 능력을 필요로 한다"면서 "3명의 학생들 사이에 강한 협동능력을 요구하는 경연으로서 세계적으로 규모가 제일 크고 수준이 제일 높은 프로그람 경연으로 공인돼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소식을 전한 아나운서는 이번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정보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패권을 쥘 야심만만한 배짱을 지니고 더욱 분발해나갈 열의에 넘쳐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동아시아(Asia East) 지역으로 분류되는 북한 김책공대는 중국팀을 누르고 이 지역 챔피언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Asia Pacific) 지역으로 분류되는 한국은 일본 동경대에 뒤져 아쉽게 챔피언 자리를 내줬습니다.
이 대회는 지난 1977년 미국컴퓨터협회(ACM) 컴퓨터 과학 컨퍼런스에서 처음 개최됐으며 매년 전 세계 대학생들이 참가하는 가장 권위있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경시대회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계대회를 위해 지난해 122개국 3098개 대학 4만9935명의 대학생이 지역대회에 출전했고, 지역대회를 통과한 135개팀·400명의 대학생들이 올해 세계대회 결승전에 참가해 경합을 벌였습니다.
프로그래밍 경시대회에 참가한 서울대팀(김동현·신승원·김현수 학생)의 코치 염헌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북한 김책공대팀의 실력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북측 선수단과 얘기를 나눈 염 교수는 "주로 프로그램 문제를 풀 때 중국과 러시아의 프로그램을 가지고 연습했다고 하더라"면서 "북한팀이 대회를 나온 것이 두번째인데 2년 전에 말레이시아 대회에 나갔다고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책공대 팀의 프로그램 실력에 대해서는 "잘 하더라. 서울대팀과 문제를 해결한 숫자는 같았지만 서울대팀이 좀 더 빨리 풀어서 성적에서 앞섰다. 카이스트 보다는 실력이 우수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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