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잡귀를 쫓는 `미소달마도`를 만나다
입력 2019-05-14 19:09 
'미소달마도'

"단순한 검정색 선들이 사람에게 감동을 주려면 붓털 하나하나가 다 자기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게 바로 중봉(中鋒)이지요. 그것을 향한 수련의 자세가 중용이고 그 중용을 추구하며 끓임 없이 노력하는 자가 선비겠지요."
서예가 남령(南嶺) 최병익의 개인전이 5월 15일부터 21일까지 인사동 한국미술관 3층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생 동안 추구한 서예철학인 '중봉(中鋒)을 향한 정진'의 진가를 보여줄 예정이며 글씨와 그림을 더해 70여 점을 선보인다.
1996년 중국서법가 협회에서 공식 초대 개인전을 연 그는 추사체의 맥을 잇는 서예가로 알려져 있다. 속리산 법주사, 동화사 관음전 상량문, 오어사 자장암 설법전, 보경사 해탈문 등 국내 수많은 대찰의 현판을 썼고, 청남대 산수화, 상해 총영사관 훈민정음 서문, 북경국제학교 교훈 등의 작품을 남겼다.
중봉의 미학은 선생의 소나무 그림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한국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운생동'이 무엇인지를 선생의 소나무 그림은 간명하게 보여준다. '미소달마도'도 대표작이다. 대부분의 달마도가 우락부락 화난 모습의 달마도인데 선생의 달마도는 싱글벙글 미소 짓고 있다.
"잡귀를 쫓는 것은 밝은 기운입니다. 그러면 무섭고 음침한 달마가 아니라 맑은 미소가 흐르는 달마가 맞지요."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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