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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넥슨 본입찰` 또 다시 연기
입력 2019-05-14 17:51 
◆ 초대형 M&A 최종국면서 심상찮은 기류 ◆
김정주 NXC 회장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게임업체 넥슨 매각 본입찰이 재차 연기됐다. 국내 게임기업 넷마블이 막판 본입찰 참여를 강력히 요청한 데다 인수 후보군이 보다 상세한 실사를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매각을 추진하는 측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매각 취소 우려를 일축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넥슨 매각주간사인 도이치뱅크와 UBS는 이달 15일(미국 현지시간)로 예정된 매각 본입찰을 이르면 오는 24일로 연기한다. IB업계 관계자는 "복잡한 딜 구조 탓에 인수 후보 중 일부가 본입찰 일정을 늦춰 달라고 넥슨 측에 요청했고 인수 후보군과 조율해 본입찰 시점을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공동 인수를 검토하다가 불발에 그친 넷마블이 막판에 본입찰 참여를 강력하게 요청해 온 점도 한몫했다. 넷마블은 넥슨 매각전 참여를 위해 함께 뛰어들 재무적투자자(FI) 찾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 매각 본입찰은 이미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당초 지난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매각 본입찰이 이달 15일로 한 달가량 늦춰진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매각작업이 취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매각 측의 의지는 여전하다는 전언이다.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딜 규모가 워낙 큰 데다 매각 구조가 간단치 않다는 점 때문에 본입찰이 지연됐을 뿐 매각 취소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마블 가세로 넥슨 매각 본입찰은 6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넥슨 매출 중 절반가량을 책임지는 중국 기업 텐센트를 비롯해 카카오, 넷마블 등 국내 게임기업과 국내외 대형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 KKR, 베인캐피털 등이 주인공이다. 매각 과정에서 카카오와 MBK파트너스가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거래 완주 의지를 막판에 나타낸 넷마블 역시 자금조달 여부에 따라 강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를 전망이다.
중국 텐센트는 인수 후보면서 동시에 매각 관련 이해관계 당사자라는 특수 위치에 있다. 인수 후보가 누가 됐든 텐센트와 협력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결국 넥슨 매각전 최종 인수자는 '텐센트+알파(α)'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매각전은 넥슨·텐센트 간 협력관계 유지가 전제돼야 하는 한편 매각 대상이 김정주 회장이 지주사 NXC를 통해 간접 보유한 넥슨 지분 47.98%라는 점에서 대표적인 고난도 딜로 꼽힌다. 인수 후보들이 본입찰 일정 연기를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기업을 인수·합병(M&A)한 경험이 있는 PEF 관계자는 "일본 금융당국이 최종 딜 구조에 따라 넥슨 공개매수를 필요 조건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고 설명했다. 넥슨 지분 100%를 공개매수할 때 이번 딜 규모는 최대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이는 베인캐피털·SK하이닉스 컨소시엄의 일본 도시바 반도체 인수 이후 국내 기업과 관련한 사상 최대 M&A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우람 기자 /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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