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미국 선박압류 비난…"6·12 공동성명 정신 전면부정"
입력 2019-05-14 15:03  | 수정 2019-05-21 15:05

북한은 오늘(14일) 미국 정부가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자국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를 압류한데 대해 "불법무도한 강탈행위"라며 즉각 돌려보낼 것을 요구했습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담화에서 "미국의 이번 처사는 '최대의 압박'으로 우리를 굴복시켜보려는 미국식 계산법의 연장"이라며 "새로운 조미관계수립을 공약한 6·12조미공동성명의 기본정신을 전면부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대변인은 특히 "미국은 저들의 날강도적인 행위가 금후 정세발전에 어떤 후과를 초래하게 될 것인가를 숙고하고 지체 없이 우리 선박을 돌려보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차후 움직임을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외무성 대변인 담화'라는 비교적 높은 형식으로 대미 비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에 따라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대화가 교착된 상황에서 불거진 와이즈 어니스트 압류 사건은 앞으로 북미간 최대 쟁점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커 주목됩니다.

더욱이 북한 입장에서는 와이즈 어니스트 압류 사건이 향후 미국의 제재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변인은 이어 "미국이 제 마음대로 세상을 움직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으며 미국식 '힘'의 논리가 통하는 나라들 속에 우리가 속한다고 생각했다면 그보다 더 큰 오산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저들의 국내법을 다른 나라들이 지킬 것을 강박하고 있는 미국의 후안무치한 행위야말로 주권국가는 그 어떤 경우에도 다른 나라 사법권의 대상으로 될 수 없다는 보편적인 국제법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변인은 "미국이 우리 무역짐배를 강탈한 이유의 하나로 내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조선 '제재결의'들은 우리 국가의 자주권을 난폭하게 침해한 것으로 하여 지금까지 우리는 이를 전면 배격하고 규탄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현지시간으로 9일 북한 석탄을 불법 운송하는 데 사용돼 국제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한 몰수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를 위해 이 선박에 대한 압류조치를 취했습니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북한과 시에라리온 국적으로 이중 등록된 선박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올해 초 공개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산 석탄 2만5천t가량을 실은 이 배가 지난해 4월 1일께 인도네시아 당국에 의해 억류됐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이 선박을 인도네시아로부터 넘겨받아 압류했으며 11일 미국령 사모아의 수도 파고파고 항구에 예인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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