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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류수영 "`슬플 때 사랑한다`, 지옥같았던 연기…종영 아쉽지 않아"
입력 2019-05-14 07:01 
`슬플 때 사랑한다`에서 악역 강인욱을 연기하며 호평 받은 배우 류수영. 제공| 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종영이 아쉽지 않고 시원하기만 한 건 처음이에요."
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에서 악역으로 인생 캐릭터를 추가한 배우 류수영(40)은 종영 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만난 자리에서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드라마를 둘러싼 여러 외적 논란에도 끝까지 열연하며 연기력을 인정 받은 류수영은 자신이 맡았던 배역에 몰입한 나머지 "연기를 준비하는 것이 지옥같았다"고 고백했다.
지난달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극본 송정림, 연출 최이섭, 유범상)는 남편 강인욱(류수영 분)의 병적인 사랑을 피하려는 윤마리(박한별 분)와 윤마리를 숨겨주기 위해 자신의 전 아내 하경의 얼굴로 성형해주는 성형외과 전문의 서정원(지현우 분)의 삼각 구도였다. 사랑에 실패했던 두 남녀가 다시 사랑에 빠지는 격정 멜로 드라마를 표방했다. 지난 1999년 일본 TBC에서 방영된 노지마 신지 작가의 '아름다운 사랑'을 판권 구매해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류수영은 극중 윤마리의 남편으로 조각같은 이목구비와 훤칠한 키, 하버드 출신 두뇌까지 모든 걸 가진 건하건설 사장 강인욱 역을 맡았다. 강인욱은 권력과 재력을 두루 갖췄으나 아내 윤마리에게 집착, 사랑을 확인하려 자살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광기 어린 사랑을 하는 인물이다. 류수영은 강인욱 역을 완벽하게 해내며 악역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러나 배우 류수영에게 '슬플 때 사랑한다'는 호평에도 너무 힘든 작품이었다.
"준비하는 것이 지옥 같았어요. 강인욱이라는 캐릭터가 매번 소리 지르고 째려보고 하다 보니 제 표정을 보면서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야 했어요. 거울을 놓고 연습하는데 제 표정이 어느 순간 보기 싫은 얼굴이 되어 있더라고요. 일부러 연습한 것인데 제 얼굴이 보기싫어지니 멘탈도 안 좋아지고 지옥 같아서 매일 불행한 새벽을 보냈어요. 멘탈은 아직 회복이 안됐어요. 끝나서 너무 좋습니다."
류수영은 배역에 푹 빠진 나머지 힘들었으나, 칭찬으로 위로 받았다. 제공| 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힘든 캐릭터를 연기하며 류수영은 눈물도 많아졌다고 했다. 류수영은 "갑자기 운 적도 많다. 회식하다가 스태프가 '요즘 힘들지 않냐?'고 물었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져서 집에 갔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너무 힘들었다"면서 "이번 작품이 39번째 작품인데 하루 이틀 한 연기도 아니고 이렇게 힘든 작품은 처음이었다"고 회상했다.
류수영은 악역을 연기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포인트로 '강인욱을 이해시키지 않을 것'을 꼽았다. 류수영은 "강인욱은 폭력 남편이다. '설명하면 안 된다. 변명하게 해도 안되고, 사람들이 이해하게 해도 안된다'는 마음이 강했다"면서 "처음 드라마 촬영에 들어갈 때 다짐했던 것이 '이 드라마는 영화 '죠스'다. 저들이 주인공이고 나는 몰아가는 역할'이다"라고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극 후반 강인욱의 의처증이 어린 시절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데 대한 트라우마라는 내용이 나오면서 설명하고 싶어져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과정이 힘들었던 만큼 결과가 좋았다. 류수영은 '슬플 때 사랑한다'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얻었다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외롭고 힘들었던 과정에 대한 바람직한 보상이었다.
"현장에서 연기하면서 상대 배우들이 아무도 절 보고 웃어주지 않아서 많이 외로웠다. 그런데 칭찬을 들으니까 너무 좋더라. 드라마에서 칭찬 받는 것은 뮤지컬 등 무대에서 박수를 받는 기분"이라며 뿌듯해 한 그는 "다음에는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악역, 복잡한 감정을 가진 인물을 연기해 보고 싶다. 그래도 딱 하나 좋았던 것은 악역이라 잘생긴 척은 안 해도 돼 편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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