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주식 펀드 `울상`…해외형 수익률 절반도 안돼
입력 2019-05-12 18:51 
국내 주식형 펀드가 심각한 부진에 놓였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 하락 국면에서는 해외 주식형 펀드 대비 손실 폭을 키운 반면 올해 상승장에서는 채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표에 국내 주식형 펀드는 올 들어 2조원 넘는 투자금이 이탈하며 투자자들의 외면이 가중되고 있다.
1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901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6.73%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에 설정된 749개 해외 주식형 펀드의 같은 기간 평균 수익률은 16.0%로 집계됐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성과가 해외 주식형 펀드 성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성과를 국가별로 나눠 봐도 국내 주식형 펀드에 비해 성과가 월등했다.
중국 펀드가 21.67%로 성과가 가장 좋았고, 북미 펀드(17.48%), 러시아 펀드(14.37%), 일본 펀드(8.93%), 인도 펀드(8.92%) 등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국내 주식형 펀드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인 투자처는 브라질 펀드(5.37%)와 베트남 펀드(4.41%) 정도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증시 상승세를 국내 증시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주식형 펀드에서 성과 차이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기업 실적 부진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라 해외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하락장에서 수익률이 나빠질 때는 더 크게 악화하면서 오를 때는 덜 오른다는 데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글로벌 증시 시황 부진으로 대부분 주식형 펀드가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국내 주식형 펀드의 부진은 상대적으로 더 심각했다. 지난해 해외 주식형 펀드는 평균 15.9% 손실을 냈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는 18.58%의 손실을 봤다.
해외 펀드 중에서 지난해 국내 주식형 펀드보다 못한 성적을 낸 곳은 중국 펀드(-24.10%)가 유일하다. 그마저도 중국 펀드는 올해 강한 반등세에 지난해 손실을 크게 만회한 상태다.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와 함께 부진한 성과를 보인 브라질 펀드와 베트남 펀드는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대비 양호한 수익을 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부진한 상대 성적은 투자금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주식형 펀드의 자금 이탈은 국내·해외 펀드 모두에서 벌어지는 현상이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의 자금 이탈 흐름이 상대적으로 거세다. 연초 이후 지난 9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2조746억원이 순유출돼 해외 주식형 펀드의 자금 이탈 규모(1조3948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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