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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가능성과 아쉬움 공존하는 ‘걸캅스’
입력 2019-05-06 07:0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걸캅스는 여성 형사 콤비물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완성도 면에서 작은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 ‘걸캅스(감독 정다원)는 걸크러시 콤비의 비공식 합동 수사를 펼쳐낸 작품이다. 민원실 퇴출 0순위 전직 전설의 형사 미영(라미란)과 민원실로 밀려난 현직 꼴통 형사 지혜(이성경)는 집에서는 눈만 마주쳐도 으르렁대는 시누이와 올케 사이다.
두 사람은 민원실에 신고접수를 하기 위해 왔다가 차도에 뛰어든 한 여성을 목격한다. 그 여성은 48시간 후 업로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의 피해자. 이를 알게 된 미영과 지혜는 비공식 수사에 나선다. 강력반, 사이버 범죄 수사대 등 경찰 내 부서들의 복잡한 절차와 인력 부족을 이유로 사건이 밀려났기 때문.
두 사람은 해커 뺨치는 욕설 9단 민원실 주무관 장미(최수영)의 도움을 받아 사건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걸캅스는 라미란과 이성경의 수사 과정을 빠르게 담아낸다. 특히 두 사람을 앞세워 여성 형사 콤비의 활약을 펼쳐내며 웃음을 선사한다. 첫 주연을 맡은 라미란은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를 보여준다. 이성경도 카체이싱부터 발차기 액션으로 시선을 강탈한다.
라미란과 이성경은 찰떡 연기 호흡과 함께 매력적인 여성 형사 콤비물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소녀시대 출신 최수영이 가세해 능청스러운 연기로 제 몫을 다한다. 미영의 철부지 남편이자 지혜의 철없는 오빠 지철 역의 윤상현도 힘을 보탠다. 하정우 안재홍 성동일 등 다채로운 카메오들이 신스틸러로 활약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또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디지털 성범죄, 마약 등 시의적절하고 현실적인 소재를 통해 몰입도를 높인다. 다만 전형적인 캐릭터, 과한 욕설, 진부한 대사, 예상 가능한 전개 등이 아쉬움을 남긴다. 코미디와 사회적 문제를 동시에 담다 보니 영화의 톤이 흔들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걸캅스는 그동안 스크린을 장악한 남성 서사 중심이 아닌, 여성 서사를 내세워 여성 형사 콤비물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한다. 9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7분.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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