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수익률도 반짝반짝 빛나는 `럭셔리펀드`
입력 2019-05-05 18:31  | 수정 2019-05-05 21:30
글로벌 명품 회사들에 투자하는 '럭셔리 펀드' 수익률이 중국 고소득층 소비 회복과 아시아 시장 성장세에 대한 기대로 급반등하고 있다. 작년 미·중 무역분쟁과 경기 둔화 우려로 수익률이 다소 부진했지만 명품 회사들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연달아 흔들리지 않는 성과를 보이며 주가가 치솟은 덕분이다.
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럭셔리 펀드 수익률은 올 들어 20.2%까지 올라갔다. 중국 펀드(28.7%), IT 펀드(21.6%)를 제외하고는 펀드 유형 중에서 가장 수익률이 높다.
글로벌 명품 회사들의 주된 소재지가 유럽인데, 유럽 펀드 수익률 15.7%보다 웃도는 수치다.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 펀드가 연초 대비 20.42%,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 펀드가 20.10%,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 펀드가 17.82% 수익률을 거뒀다.
럭셔리 펀드는 글로벌 명품회사 종목들이 올 들어 예상외로 높은 실적 덕에 주가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자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중국 소비가 미·중 무역분쟁 와중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였고, 고소득층 소비는 더욱 늘어나면서 글로벌 명품회사 성장세에 다시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대표적인 프랑스 명품회사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연초 253유로인 주가가 최근 350유로까지 상승해 넉 달 만에 38% 올랐다. 1분기 매출액은 125억유로로 전년 대비 15.5% 늘어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패션사업부 매출액은 환율 효과를 제외하고도 15% 늘어 성장 모멘텀을 이어갔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1분기 매출에서 아시아(일본 제외)가 차지하는 비중이 35%로 전년 대비 6%포인트 늘어 중국에서 성장세가 확인된 것이 긍정적"이라며 "중국의 소비 양극화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주가 역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LVMH를 비롯해 케링, 페라리, 몽클레어, 에르메스 등 대표적인 글로벌 명품회사들도 올해 큰 폭으로 주가가 올랐다. 연초 주가가 420유로에서 최근 520유로까지 오른 케링은 구찌, 입생로랑, 보테가 등 패션 브랜드를 갖고 있는 명품 회사다. 케링 역시 중국 매출 성장세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리테일 매출 중 아시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나 성장해 중국 소비 파워가 여전히 건재함을 확인했다.
에르메스는 1분기 매출액이 16억유로로 전년 대비 16%나 증가하며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악셀 두마 에르메스 CEO 역시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판매 성장률 호조로 중국 명품 수요 트렌드가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전년에 비해 더 높아진 컨센서스에다 이를 뛰어넘는 실적까지 뒷받침되며 연초 477유로였던 에르메스 주가는 올 들어 31% 올랐다.
글로벌 명품회사들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혁신기업이 경제성장을 이끌고 이는 소득 증가와 소비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사이클에서 소비 정점에 있는 럭셔리 회사들 성장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중국과 같은 압축 성장을 한 국가에서는 과시적 소비가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명품 소비 수혜를 받는 기업들 주가는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럭셔리펀드는 단순히 명품회사 주식뿐만 아니라 확고한 시장 지배력과 브랜드 파워를 갖춘 종목을 많이 편입하기 때문에 상승장에서 상승 모멘텀이 더 크다는 것도 높은 수익률의 이유다.
가령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 펀드의 주요 보유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디즈니인데, 두 회사 주가는 해당 섹터의 주가 상승률을 훨씬 뛰어넘는 성적을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부문 호조로 올 초 101달러였던 주가가 2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126.21달러를 기록했다. 디즈니 역시 연초 108.91달러였던 주가가 최근 139.92달러까지 올라왔다.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새로운 오버더톱(OTT)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브랜드 파워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시장이 기대한 것이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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