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5월 2일 뉴스초점-절반으로 줄인다면서
입력 2019-05-02 20:10  | 수정 2019-05-02 20:46
'추위가 누그러지면 노동 현장에는 활기가 돌고, 활기는 사고를 불러 으깨진 몸들이 병원으로 실려 왔다.'

이국종 교수가 중증외상센터에서 근무하며 집필한 '골든아워'의 한대목입니다. 실제로 산업 현장의 노동자는 항상 사고 위험에 항상 직면해 있지요.

오늘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작년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는 971명이나 됩니다. 지난해 1월 정부가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라며 2022년까지 자살·산재·교통사고의 사망률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하루 평균 3명 가까운 노동자들이 삶의 터전인 작업장에서 죽거나 다치고 있는 겁니다.

이미 70년대부터 산업재해 정책을 펼친 미국은 노동부 소속 산업안전보건청이 노동자의 안전 관련 사항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7년 동안 청장을 지낸 마이클스 박사가 지난 3월 우리나라에 왔었는데, 그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 강조한 건 '정부의 관리 감독'이었습니다. 제도를 통해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을 잘 지키게 하는 것, 바로 그게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란 겁니다.

어제 노동절을 맞아 대통령은 '노동이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려면, 노동자에게 도움이 되고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매뉴얼만 근사하게 만든다고 안전사회가 저절로 만들어질까요? 건설 현장의 사고가 잦아지는 계절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또다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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