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샐러드에 `아시아인 비하` 단어 붙여 판매한 유명식당
입력 2019-05-02 16:21 
`칭총 샐러드`가 적힌 메뉴판(왼쪽)과 식당 주인 크리스토퍼 아담과 그의 직원들(오른쪽) [사진 출처 = 리디아 암 트위터, 크리스토퍼 아담 인스타그램]

아시아풍 샐러드를 '칭총 샐러드'라는 이름으로 판매한 프랑스 파리의 한 식당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프랑스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리디아 암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메뉴판 사진을 한 장 올렸다. 메뉴판에는 '칭총 샐러드'라는 글자와 함께 "생강을 넣은 환상적인 칭총 소스"라는 부가 설명이 적혀 있다. '칭챙총(Ching-Chang-Chong)' 또는 '칭총(Ching-Chong)'은 '말을 못 알아듣는 멍청이'라는 뜻으로 서양권 국가에서 중국인을 비롯해 동양인의 언어를 비하할 때 주로 쓰는 말이다.
리디아 암은 이 트윗을 통해 "레스토랑의 경솔한 실수"라고 비판했다. 이 트윗은 2100개의 공감을얻고 1500번 이상 공유됐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도 같은 사진을 올리며 문제를 제기했다.
인스타그램의 '태그' 기능으로 게시물을 발견한 식당 주인은 암에게 곧장 사과의 메시지를 보냈다. 식당 주인은 "큰 실수를 범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인종차별적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답변을 받은 리디아 암은 "항상 이런 종류의 실수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후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국내 누리꾼이 트위터에 메뉴판 사진을 공유하며 논란이 재점화됐다. 트윗을 올린 이는 식당의 이름과 주소도 함께 공개했다.
이 트윗은 올라온 지 3일 만에 3700회 넘게 공유되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이들은 "또 인종차별이냐" "미개하다" "얼마나 하찮게 봤으면" "중국인들 출동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인종차별 논란에 선 식당의 정체는 파리에서 손꼽히는 유명 제과점 브랜드 '에끌레어 드 제니' 창립자 크리스토퍼 아담이 최근 개업한 브런치 카페로 밝혀져 더욱 이슈가 되고 있다.
에끌레어 드 제니는 현지는 물론 아시아 지역에서도 인기가 높아 일본, 중국, 홍콩 등지에 여러 매장을 두고 있으며 아시아 계통의 직원 채용 비율도 높은 편이다. 아시아 지역과 잦은 교류를 이어왔음에도 논란의 여지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이유다.
이 사건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일부 누리꾼들은 구글맵 평점을 깎는 이른바 '평점 테러'에 나섰다. 별점이 2점대까지 떨어지자 아담은 리뷰 작성란을 없애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아담은 "우리 가게에서 판매하던 아시아풍 샐러드가 아시아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며 "우리는 그 표현의 문제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문제가 된 표현은 즉시 삭제 조치를 했다"며 "모든 아시아 커뮤니티에 대해 사과를 표하며 그들이 받아 주길 바란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유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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