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인터뷰] `미스트롯` 공소원 "발라드→트로트 전환, 맞춤옷 입은 느낌"
입력 2019-05-02 07:01 
트로트 가수 공소원이 '미스트롯'을 계기로 가수 인생 제 2막을 열었다. 제공|새로움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저, 원래부터 트로트 가수 공소원이었던 것 같아요 하하."
미스트롯의 팔등신 여신, 공소원(34)이 활짝 웃었다. 무대 위 시원시원한 퍼포먼스보다 더 호쾌한 웃음으로, 첫 인사부터 기분 좋은 에너지를 마구 선사했다.
공소원은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에서 시청자에 강렬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 트로트 새내기로서 TOP20까지 오른 그는 지난달 18일 방송된 경연에서 준결승 후보 12인에 들지 못하고 아쉽게 탈락했다.
마지막 녹화를 마친 뒤 홍대 한 카페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공소원은 미스트롯 여정에 마침표를 찍은 데 대한 시원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핑계 댈 게 없어요. 제가 아직 트로트에서는 준결승 올라갈 정도로 노련함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속상하긴 했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게 남진 않아요. 네 번의 무대를 다 보여드리고 탈락한 거니까, 나머지는 제 앨범으로 채워서 보여드리려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공소원은 미스트롯에서 낭만에 대하여, 뜨거운 안녕, 봉선화연정(나희쓰), 눌러주세요(4공주와 포상휴가) 등의 무대를 선보이며 주목 받았다. 저마다 다른 분위기의 곡에서도 공소원은 마치 제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완벽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마스터단의 호평을 받았다.
어쩌면 공소원에게 미스트롯은 운명과도 같았다. 15년간 발라드 가수 한소아로 활동하던 그가 트로트로 전격 장르 이동을 준비 중이던 시기, 충청남도 홍성에서 운영 중인 라운지 카페로 제작진의 섭외 전화가 온 것.
공소원은 '미스트롯'이 자신에게 운명처럼 다가왔다고 말했다. 제공|새로움엔터테인먼트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 크게 생각하지 못했어요. 매장에 있는데 작가님으로부터 섭외 전화가 왔죠. 그 때 타이밍이 신기하게도 제가 트로트로 바꾸려 하던 때였거든요. 하늘의 계시인가보다는 마음으로 첫 미팅을 하고, 이후 카페 라이브 무대에서 부른 노래를 추려서 갔는데 출연이 성사된 거죠."
공소원은 "처음엔 큰 포부 없이 트로트 앨범 만드는 계기만 돼도 좋겠다 생각하고 갔는데, 지방 카페 여사장 콘셉트로 잡아주셨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100인 오디션에 되고나서부터 오히려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 때부턴 나를 위한 프로그램이다라고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트로트 가수로 전환하던 시기였지만 트로트를 즐겨 불렀을 뿐, 직업적으로는 트로트알못(알지 못하는)에 가까웠던 공소원에게 미스트롯은 신세계였다. "트로트를 하는 젊은 가수들이 이정도로 많은 줄 솔직히 몰랐어요. 동료 한 명 한 명이 너무 좋은 선생님이 되더라고요. 처음엔 트로트 창법이 거의 없는 듯 했는데 한회 한회 올라가면서 창법이 달라지는 걸 보고 동료들도 놀랐다더라고요."
경연을 거듭하면서 동료들과 쌓은 우정도 남달랐다. "함께 한 친구들 모두 친하지만 특히 나희쓰는 첫 정이라 그런지 엄청 친해졌더"고 밝힌 공소원은 "특히 (김)나희를 보고 너무 놀랐다. 음절 하나하나를 곱씹는 걸 보고 정말 놀랐다"고 극찬했다.
미스트롯 시청 연령층이 비교적 다양하다 보니 온라인 상 아닌 오프라인 상 체감 인기가 상당하단다. 공소원은 "동네 세탁소에 편안한 차림으로 마스크를 끼고 갔는데 옷을 맡길 때 공소원이라는 이름을 대자 사장님께서 갑자기 고개를 휙 들고 쳐다보시더라. 혹시 미스트롯 공소원이냐 물으시며 얼굴 좀 보여달라고 하시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트로트 가수 공소원이 '이제 녹음실 아닌 무대에서 활동하는 가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공|새로움엔터테인먼트
알려졌다시피 공소원은 현재의 트로트 가수 공소원이기 전, 발라드 가수 한소아로 오랫동안 활동한 바 있다. 부침이 컸던 가수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열어젖히기에 앞선 올해 초, 개명한 그로서는 미스트롯을 통해 대중 앞에 공소원으로 제대로 인사한 셈이다.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 쌓는 데는 실패했지만 발라드 장르에서 고평가 받던 숨은 진주이던 그가, 어떻게 트로트의 길로 과감하게 진로를 바꾸게 된 것인지 조심스레 묻자 공소원은 예의 솔직담백 털털하게 웃으며 답했다.
"사실 생각은 2017년 이전부터 있었어요. 주변에서 권유도 많았죠. 그래서인지 왠지 모르게 (트로트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았어요. 조금 더 가요를 하고 싶었고, 작곡과 나와서 같이 음악 하는 분위기를 좋아했는데, 트로트 시장은 모르는 환경이니까 다 내려놓고 하는 게 쉽진 않았어요. 그런데, 해보니 너무 재미있는 거죠. 진작에 놓았어야 하는 거였나보더라고요.(웃음)"
공소원은 "예전 발라드 가수일 땐 무대가 무서웠다. 노래 부르다 삑사리 날까봐 걱정됐고, 무대를 평가하는 것도 부담스러워 무대 위에만 올라가면 주눅들곤 했는데, 지금은 내가 이렇게 끼가 많은 줄 몰랐다"며 반색했다. "장르 전향 후 끼와 포텐이 터졌다"고 만족스럽게 자평한 그는 "엄마가 늘 넌 트로트 해야 한다고 하실 땐 흘려들었는데 지금이 너무 재미있다"며 연신 신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발라드로 설 무대가 많이 않아) 녹음실에서 노래하는 가수였다면 이제는 무대에서 노래하는 가수가 될 것"이라고 다부지게 덧붙였다.
새 출발선에 선 각오도 덧붙였다. "소원이라는 이름도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소원이 이뤄지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한 무대 한 무대 열심히 하겠습니다. 항상 감동적인 무대 드리는 소원이가 될게요."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