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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의 無승에…SK 선수단은 이구동성 “미안하다”
입력 2019-05-02 05:50  | 수정 2019-05-02 16:45
SK박종훈이 1일 인천 키움전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다. 사진=SK와이번스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민망합니다.”
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된 SK와이번스 좌완 김태훈(29)은 공 4개만을 던지고 시즌 2승째를 챙겼다. 민망할만 했다. 옆에서 친한 박종훈(28)은 누구는 공 95개나 던지고도 승리가 없고, 누구는 4개만 던지고도 승리투수가 됐다”면서 투덜거렸다. 물론 투덜거림은 오래가진 않았고, 박종훈의 표정도 밝았다.
이날 SK가 2-0으로 이기면서 전날(4월30일) 5-15로 10점 차 대패 당한 설욕을 짜릿하게 할 수 있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8회말 결승타와 3루도루에 이어 홈까지 밟은 고종욱(30)이었다. 물론 타자 쪽에서 국한해 봤을 때다. 투수 쪽은 이날 선발 박종훈이었다.
박종훈은 7회까지 95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4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이었다. 그러나 SK타선은 또 다시 박종훈을 외면했다. SK에 유독 강한 키움 선발 최원태(22)를 상대로 공격다운 공격을 펼치지 못한 것도 컸다.
이제 2019 KBO리그 정규시즌이 개막한 지도 한달이 훌쩍 넘었지만, 박종훈은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경기까지 7경기 등판에 승리없이 2패다. 이날 7이닝 무실점을 하면서 평균자책점은 2.72까지 떨어졌지만, 역시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그래서 귀한 승리를 거뒀음에도 SK선수들의 표정이 좋진 않았다. 이구동성 박종훈에게 미안하다”라는 분위기였다. 염경엽 SK 감독도 박종훈의 승을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 오늘 선발투수로서 완벽한 피칭을 보여주면서 승리의 발판을 놨다”며 안타까워했다.
박종훈은 지난 시즌 14승을 거두며 팀 내 최다승 투수였다. 릴리스포인트가 KBO리그에서 가장 낮은 박종훈은 알고도 못친다는 까다로운 유형의 투수다. 그러나 제구 불안에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던 투수다. 사사구도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서는 맞춰 잡는 데 재미를 붙이면서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투구 내용은 좋아진 반면, 승리를 쌓고 있지 못하고 있다. 유독 SK타선들도 박종훈이 등판하면 휴업모드다.
결승타의 주인공 고종욱도 박종훈한테 미안하다”고 말했다. 박종훈은 6회나 7회에 적시타를 쳤어야 한다”며 고종욱을 흘겨봤다. 고종욱은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물론 박종훈이 진심으로 서운해서 하는 말은 아니었다. 박종훈은 운이 없기 보다는 그냥 아직 (첫 승을 신고하는) 때가 아닌가 보다”라며 솔직히 의식을 않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하지만 공격적인 피칭을 하려고 마음을 먹는다. 어차피 내가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이기면 좋다. 8회에는 올라갈 수 없었던 게 1회부터 전력으로 던졌기 때문이다. (김)태훈이 형이 승리투수가 되고, 팀이 이긴 걸로 충분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시즌 초반부터 선두권에 자리잡은 SK의 좋은 팀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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