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원화약세에 움츠린 외국인…6월이 변곡점
입력 2019-04-25 17:47  | 수정 2019-04-25 19:42
최근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적으로 외국인 수급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25일 증시도 외국인 매도세에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달러 약세 환경이 조성되고 원화가치가 오르면서 이 같은 불안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53포인트(0.48%) 내린 2190.50에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장 마감 기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6억원, 50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613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 18일 이후 전반적으로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18일 이후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600억원 수준이었다.
이날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0.3%를 기록하면서 2008년 4분기 이후 10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2017년 3월 10일 이후 2년1개월 만에 1160원 선 밑으로 떨어졌다.

현대차증권은 한국 수출 부진 등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원화가 주요국 통화보다 약세를 보였고 이로 인해 외국인 매수세가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원화가치 하락은 외국인 매도를 유발한다. 한화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은 원화가치가 1150원보다 강세를 보이면 순매수, 약세를 보이면 순매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2015년 이후 환율 구간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입을 살펴보면 1100원 이상~1150원 미만에선 19조8000억원 순매수가 나타났고, 1150원 이상~1200원 미만에선 6조1000억원 순매도가 나타났다.
문제는 원화가치 하락이 당장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와 연동되는 호주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돼 호주달러가 급락한 것도 원화가치 절하 압력으로 작용했다"며 "달러는 독일의 경기지표들이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면서 유로화 약세 영향으로 강세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 밖에 계절적으로 4월은 외국인의 배당금 역송금 수요로 원화가 약세를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나타나는 이유가 미국의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더 좋기 때문이라면 외국인 자금은 미국 시장으로 몰릴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1분기 GDP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김진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전통적으로 시장에 후행하는 GDP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며 "현재 나타나고 있는 조정 장세가 경기와 기업 이익에 대한 신뢰 회복이 나타나기 전까지 소폭 길어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채권과 관련해선 "국채금리 수준 자체는 이미 상당히 낮은 상황이고, 경기와 인플레이션 부진을 대부분 반영하고 있어 추가 하락 여지는 크지 않다"고 했다.
증권업계는 2분기까지는 달러 강세·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5월은 미국 자동차·부품 관세 결정을 앞두고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통상 마찰이 나타나거나 유럽 의회 선거에서 극우정당의 지지율 상승, 브렉시트 이슈 등으로 유로화 약세와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2분기 후반에는 유로화 반등으로 달러 약세가 나타날 수 있고 이 경우 미국 펀더멘털만 좋게 보였던 현상이 완화되면서 신흥국으로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수도 있다"고 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상반기 1160원대까지 절하됐던 원화값이 하반기엔 1130원대가 될 수 있다고 보기도 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7.39포인트(0.98%) 내린 750.43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10억원, 23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57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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