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넥슨·롯데카드…5월 달굴 `20조 빅딜`
입력 2019-04-25 17:31 
◆ 레이더M ◆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5월의 시작과 함께 요동칠 준비를 마쳤다. 넥슨,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 아시아나항공, 지오영, 태림포장 등 조 단위로 예상되는 인수전이 5월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을 전망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5월 초·중순에 넥슨과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 인수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슨 인수전 매각 대상은 김정주 NXC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 전량이다. 인수에 성공하면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 지분 47%가량의 주인이 바뀐다. 넥슨 지분 시가가 약 7조원으로 측정되는 가운데 IB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반영하면 인수 금액이 1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변수는 공개 매수 여부다. 일본에서는 지분을 30% 이상 인수하면 소액주주에게도 동일한 매각 기회를 부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공개 매수와 관련해 '인수 후보자에게 불리하지 않은 조건'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공개 매수는 의무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다만 투자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공개 매수를 통해서라도 NXC 지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향후 게임 개발사가 유리한 시장에 새롭게 상장하는 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당장 가격 부담이 높아지더라도 공개 매수를 하는 것이 유리한 만큼 인수 후보들의 '수 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IB업계에서는 카카오, 텐센트, MBK파트너스, KKR, 베인캐피털 등이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김 회장이 직접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디즈니와 국내 2위 게임업체 넷마블의 행보도 변수로 꼽힌다. 인수전에 참여한 전략적 투자자(SI)가 많지 않은 만큼 유력 SI를 둘러싼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합종연횡' 시도가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롯데가 매물로 내놓은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 인수전 역시 5월 중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IB업계에서는 롯데 측이 향후 1~2주가량 내부 검토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카드 인수전의 경우 롯데가 지분 98.3% 가운데 일부를 남기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복잡한 인수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가격뿐 아니라 인수 지분 규모, 고객 데이터 활용 등 롯데와의 향후 협업 방안과 같은 다양한 이슈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오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분 전량 매각이라면 결국 가격 협상이기 때문에 단순해질 수 있지만, 롯데가 지분을 남긴다면 후보자들도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물로 내놓은 롯데손해보험 역시 롯데 금융계열 인수전에서 변수로 꼽힌다. IB업계에서는 롯데가 내놓은 매물 가운데 롯데카드의 가치를 좀 더 높게 보는 분위기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손해보험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자본 확충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 인수 후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괄 인수'에 나선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5월부터 본격적인 매각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해 1조6000억원을 투입하고,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매각이 불발돼도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는 등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국내 2위 항공사가 매물로 나왔음에도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국내 주요 기업은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SK는 최근 비공개로 진행된 애널리스트 및 기관투자가들과의 만남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서도 한화, 롯데 등 국내 대기업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아직까지는 본격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차입금 규모가 3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채권단이 부담 완화 방침을 내놓을지에 대해서도 국내 기업들이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인수 구조가 발표되는 다음달 초·중순 이후 후보자들이 본격적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약품 유통기업 지오영의 FI 지분 인수 역시 5월 중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내놓은 지오영 지분은 46%가량으로 IB업계에 따르면 KKR, 블랙스톤이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은 조선혜 지오영 회장이 유지하는 인수 구조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에 따라 최종 인수 후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IMM PE가 보유한 태림포장의 경우 5월 말 예비입찰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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