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전기획] '화재 무방비' 1층 수두룩…방화문 없어도 부실한 점검
입력 2019-04-18 19:30  | 수정 2019-04-18 20:40
【 앵커멘트 】
건물 각 층과 계단으로 연결되는 문이 방화문이죠.
화재 피해를 줄이려면 방화문을 닫으라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1층은 방화문이 설치조차 안 된 곳이 적지 않습니다.
MBN이 연속 보도 중인 안전기획 '여러분 동네,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화재 무방비에 놓인 건물을 취재했습니다.
김지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시뻘건 화염과 검은 연기에 뒤덮여 건물 형체가 조금도 보이지 않습니다.

29명이 숨진 제천 화재 현장의 참혹한 모습입니다.

밀양의 한 병원에선 화재로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19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모두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정작 1층엔 방화문이 없어 연기가 건물 안을 뒤덮으면서 피해가 커졌습니다.

실제 최근 5년간 발생한 화재 5건 중 3건이 건물 1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1층이 뚫린 건물은 곳곳에 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병원입니다.

층마다 방화문이 굳게 닫혀 있지만 오히려 1층은 철재 방화문 대신 유리문이 있습니다.

방화문이 빠짐없이 있는 또 다른 건물은 1층에 내려서자마자 입구가 나타납니다.

▶ 인터뷰 : 건물 관계자
- "저번에 (소방)점검했는데 아무 이상 없어요. 여기는 출입문이라 항상 도망갈 수 있도록…."

5층 이상 건물은 전체 면적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모든 층에 방화문을 설치해야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 스탠딩 : 김지영 / 기자
- "규정대로라면 계단실과 1층은 방화 기능이 있는 문으로 구분돼야 합니다."

방화문은 연기를 1층에 가둬 계단으로 내려온 사람들이 바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줍니다.

하지만 방화문이 없으면 연기는 계단실을 통로 삼아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퍼집니다.

▶ 인터뷰 : 이창우 /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1층 계단실에 방화문이 없으면 오히려 더 빨리 외부로 나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그런데 방화문이 없으면 열, 연기가 차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할…."

사정이 이런데도 최소한의 안전규정을 지키는지 점검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건물이 서울에 21만 개 정도 있는데 5년에 한 번 하려고 하는데 그마저도 인력적 한계가…."

작은 불꽃이 대형참사로 번질 수 있는 길목인 1층, 이대로라면 또다시 시민들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MBN뉴스 김지영입니다. [gutjy@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한영광 기자·김영환 VJ
영상편집 :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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