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위안부 합의 문서` 비공개 정당…외교관계 긴장 초래할 수도"

2015년 한국과 일본이 합의한 위안부 교섭 문서를 비공개 한 건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문용선)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송기호 변호사(56·사법연수원 30기)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 비공개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1심 판단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국민의 알권리와 이에 따라 얻는 공익보다 해당 문서를 비공개함으로써 보호하는 국익이 더 크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한일 간 제기된 구체적인 주장과 대응 내용, 양국의 입장 차이 등 외교적 비밀에 관한 사항이 문서에 포함돼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외교관계에 관한 사항은 특히 전문적 판단을 요하고, 정보공개 여부에 대한 외교부 판단을 최대한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일본 측의 동의없이 외부에 노출될 경우 그동안 양국 간 쌓아온 신뢰관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뿐 아니라 이해관계의 충돌이나 외교관계의 긴장이 초래될 수 있다"고 했다.
판결에 따르면, 정부는 2015년 12월 28일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군이 관여한 사실을 인정하고 아베 일본 총리가 사죄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합의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양국 회담 내용 중 '군의 관여', '성노예' 등의 단어가 담긴 부분은 비공개 됐다. 이에 송 변호사는 이를 공개하라며 2016년 정보공개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피해자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은 일본 정부가 어떠한 이유로 사죄 및 지원을 하는지, 합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송 변호사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송광섭 기자 / 진영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