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여수산단 기업 대기오염 측정치 조작…"깊은 유감"
입력 2019-04-17 16:29 
[사진 출처 = 연합뉴스]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등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의 대표적인 대기업이 대기오염물질 측정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 물질 수치를 조작한 사건이 알려지자 일부 기업이 사태 수습에 나섰다.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17일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 황산화물 등의 배출량을 조작한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측정을 의뢰한 사업장 235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업체는 LG화학 여수 화치공장과 한화케미칼 여수 1·2·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이다.
적발된 측정대행업체 4곳은 측정을 의뢰한 235곳의 배출사업장에 대해 2015년부터 4년간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한 4253건은 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주요 항목별로 분석한 결과 실제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의 33.6% 수준으로 낮게 조작됐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대기오염물질 측정값 조작에 공모관계 등이 확인된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6곳의 업체를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기소 의견으로 이달 15일 송치하고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나머지 배출업체에 대해서는 현재 보강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이날 LG화학 여수 화치공장은 사태 수습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환경부 발표 직후 신학철 대표이사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해당 사안을 인지한 즉시 모든 저감 조치를 취해 현재는 법적 기준치 및 지역사회와 약속한 배출량을 지키고 있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케미칼 역시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건이 당사 사업장에서도 발생한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다만 적시된 공모 부분에 대해 담당자가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고 공모에 대한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 앞으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여수환경운동연합은 18일 오전 11시 GS칼텍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도 높은 조사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로 했다.
강흥순 여수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미세먼지는 산업 분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그동안 경영상 어려움을 핑계 삼아 저감 노력은 등한시해왔다"며 "국민을 속이고 불법적인 행위를 한데 배신감을 느끼며 검찰 수사를 통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전했다.
여수시의회 여수산단 실태파악특별위원회도 환경부의 조사 결과를 검토한 뒤 직접 해당 공장을 방문해 현장 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최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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