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육아휴직 아빠·직장구하는 할머니…시대 변하니 광고도 변한다
입력 2019-04-17 13:55 
[사진 출처 = 유튜브 캡처]

'육아휴직 신청한 아빠, 직장 구하는 할머니…'
성별 고정관념의 틀이 깨지고 있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광고들이 온라인상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책임지는 인생금융 : 옥상편'을 공개했다. 이광고는 배우 김병철이 일상속에서 만난 세 명의 사람을 통해 변해가는 세상을 묘사한다.
광고는 김병철이 자신의 아이 사진을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띄워 놓은 남성에게 다가가며 시작된다. 그는 남성의 아이 사진을 구경하며 "애기 아빠, 애 때문에 바짝 벌어야 되겠어"라고 말한다. 이에 남성은 "저 육아휴직 냈습니다"라고 답해 김병철을 당황케 한다.
다음 장면에는 한 커피 전문점에서 노트북을 유심히 보고 있는 여성이 등장한다. 김병철은 여성의 옆 테이블에 앉아 "취업 준비 하시나 봐요"라며 조심스레 말을 건넨다. 그러나 "저 여기 사장인데요"라는 여성의 답변이 돌아오고, 김병철은 또다시 멋쩍은 듯 커피를 홀짝인다.

마지막 장면으로 김병철은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는 할머니에게 "손주보고 오시나 봐요"라고 묻자 할머니가 "나 면접 보고 오는데?"라며 맞받아친다. 이후 벙 찐 표정의 김병철의 모습과 함께 "시대가 변했다. 그래서 보험도 변했다"라는 카피로 광고가 마무리된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책임지는 인생금융' 시리즈는 고객이 어떤 인생을 살고 있어도 필요할 때 힘이 될 수 있도록 책임지겠다는 기획 의도를 반영해 제작됐다. 육아휴직을 내고 아이를 돌보는 데 열중하는 아빠, 어린 나이에 창업한 여성 사장, 구직 활동을 하는 할머니 등 사회에서 요구하는 보편적인 역할에서 벗어난 인물들을 강조함으로써 이들의 색다른 인생도 응원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생명의 이번 광고가 화제를 모으면서 롯데가 최근 공개한 '남성 육아휴직 : 육아휴직이 가족에게 준 선물' 편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 광고는 지난달 공개된 이후 유튜브 조회수 240만회를 돌파하며 한 차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광고는 롯데가 시행하고 있는 남성 육아휴직 제도를 알리고 장려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남성이 육아에 참여함으로써 얻게 된 가족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영상에는 실제로 육아휴직 제도를 사용한 롯데 그룹 직원들의 가족들이 출연해 영상 편지를 보내는 모습이 나온다. 이들은 육아에 힘써주고 있는 직원들을 향해 입을 모아 고마움을 표한다.
영상에서 장유정 롯데케미칼 책임의 아내는 "지율아빠, '애는 내가 볼 테니까 당신은 더 자' 할 때 얼마나 멋진지 모르지?"라며 감동을 표하고, 이요한 롯데홈쇼핑 대리의 장모는 "한결이 보는 모습 보면서 내 딸 걱정까지 덜게 됐네"라고 고마움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서규하 롯데물산 책임의 부친은 "우리 때도 육아휴직이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지호 잘 키워라!"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긴다.
두 광고는 성별이나 연령에 따른 고정관념을 타파하고자 하는 현 시대상을 보여주면서도 유머·감동 등 다양한 소구 전략으로 보는 이들의 흥미를 유발했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한국광고학회 회장)는 17일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삼성생명의 광고는 생각지도 못한 답변으로 반전을 만들어내는 '동문서답의 미학'이 적절하게 나타난 광고"라며 "특히 드라마로 인해 냉정하고 보수적인 이미지가 깊게 박힌 김병철이 당황하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광고의 임팩트가 더욱 커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광고는 시대를 지나치게 앞서가도 안 되고 뒤쳐져도 안 되기 때문에 딱 반걸음만 앞서가는 '반보주의' 기법을 주로 사용한다"며 "그런 관점에서 해당 광고들은 동시대의 트렌드를 적절히 반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유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