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출점 숨고르는 스타벅스
입력 2019-04-17 07:22  | 수정 2019-04-17 08:30
[사진=신미진 기자]


지난해 스타벅스의 출점수가 최근 5년간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 1999년 이대 앞 1호점을 연 뒤 매장수를 빠르게 늘리며 1000호점을 돌파했지만, 최근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출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이마트에 따르면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지난해 말 기준 매장수는 1262개로 전년(1141개)보다 121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근 5년간 스타벅스의 연간 출점수는 2014년 141개, 2015년 129개, 2016년 131개, 2017년 141개로 전년과 20개 가량 차이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보통 매월 10개점, 연간 120개 가량 출점하고 있다"며 "출점수를 의도적으로 줄인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2012년 매장수가 477개에 불과했던 스타벅스는 공격 출점 전략으로 약 4년 만인 2016년 1000호점을 돌파했다. 동시에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기록하며 실적도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지난해 스타벅스의 매출은 전년대비 20.5% 증가한 1조5523억원, 영업이익은 24.8% 늘어난 1428억원을 기록했다.

스타벅스가 매장수를 빠르게 늘릴 수 있었던 비결은 '규제'에 있다. 스타벅스는 타 커피전문점과 달리 출점 규제를 받지 않는다. 전 지점 직영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가맹점이 있는 이디야와 투썸플레이스 등의 커피 전문점은 가맹사업법에 따라 신규 출점 시 기존 가맹점의 영업권을 보장해야 한다.
이를 두고 소상공인업계에서는 스타벅스가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고 있다는 비난이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근 국회의원들에게 스타벅스의 '무제한 출점'을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기도 했다. 일명 '스타벅스법'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소상공인엽합회 관계자는 "정식으로 접수된 피해신고는 없으나 스타벅스의 무분별한 출점 때문에 소규모 개인 커피점들이 힘들다는 의견은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국회와 함께 방법을 찾아보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소상공인과의 상생방안을 내놓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지역농가 상생과 시니어 일자리 확대 등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뚜렷한 논의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12년 만에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면서 출점 논란에 대한 해결 방법을 마련할 지에 관심이 주목된다.
커피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규제 회피 논란에 일단 출점수를 낮추면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CEO가 바뀐 만큼 소상공인과의 상생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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