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민노총, 부산시청 점거농성으로 시민들 불편
입력 2019-04-16 15:18 

민주노총 산하 공무원노조 등이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철거한 것에 반발해 부산시청 로비를 점거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16일 부산시에 따르면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와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등은 전날부터 청사 로비에서 30여 명이 밤샘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철거는 친일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바닥에 놓고 철거된 강제징용 노동자상 반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15일과는 달리 큰 소란을 피우지는 않고 있지만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로비 공간을 차지하고 바닥에 앉거나 누워있어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특히 이들의 기습시위에 대비하기 위해 부산시가 승강기 1층은 아예 운행하지 않으면서 공무원과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15일 집회참가자 중 10여 명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시장실이 있는 청사 7층까지 진입해 '부산시장 사죄하라', '철거한 노동자상 반환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하다가 끌려 내려오기도 했다
또 바로 옆인 1층 로비에서 독일 외교부와 주한 독일대사관 등이 주관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시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까지 낯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는 15일부터 열흘간 '독일 에너지 전환 로드쇼'를 시청 로비에서 열고 있다. 이 행사는 부산시와 독일 외교부, 주한 독일대사관, 한독상공회의소가 공동 주관하고 있어 독일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많은 외국인들이 시청 로비를 방문하고 있다.
시청 로비에서 만난 조원진 씨(40)는 "자기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고 모든 시민들이 다 함께 쓰는 시청 로비를 점거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바로 옆에 행사가 있어 외국인들도 눈에 띄는데 공공기물을 불법으로 점거하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한숨지었다.
전국공무원노조 등은 청사 로비 농성을 계속해 이어갈 계획이다. 전국공무원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오거돈 부산시장은 즉시 국민 앞에 사과하고 (노동자상)원상복구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노동자상을 기습 철거한 것에 유감의 뜻을 밝히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설치 위치를 정하자고 제안했다.
지난 15일 노조원 등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관용차로 출근해 시청 부근에서 다른 차로 바꿔 타고 시 청사로 들어온 오 시장은 이날은 시청 정문을 통해 정상 출근했다. 오 시장 출근시간에 맞춰 선전전이 이어졌으나 전날과 같은 충돌은 없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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