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가 한창 후반부를 향하던 시점. 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은 초미의 관심사인 국내선발 확립과 관련돼 비교적 여유 있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구상이 맞아간다, 준비가 잘 돼 간다 등의 어조로 순항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캠프 훈련 때마다 불펜을 빼놓지 않고 찾으며 열정을 쏟아냈다.
이는 캠프 막판, 시범경기 초반부에도 다르지 않았다. 어느 정도 밑그림이 그려졌으며 기대감이 든다고 반색하기도 했다. 당시부터 자신감의 원천이 무엇인지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국내선발 플랜A 3인방은 지금 전부 리스트에서 사라졌다. 빠르게 실시한 플랜B는 아직 불투명하다. 나아가 세 번째 단계까지 이어질 조짐인데 그러면서 당초 구상한 국내선발 육성 원칙과는 다소 동떨어진 모양새를 보인다. 어느 순간, 지난 캠프 때 시도한 목표와 방향성이 희미해진 것이다.
시즌이 개막한 지 3주 가량 지난 가운데 한화 국내선발 로테이션은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당초 한 감독은 김재영-김성훈-박주홍을 낙점했으나 이들 모두 시간차를 두고 실망을 안겼고 결국 부상 및 부진을 이유로 모두 로테이션에서 낙마, 이제는 전부 새 얼굴로 바뀌었다. 그나마 위기 속 장민재가 안정감 있는 피칭으로 호투하고 있으나 다른 두 자리는 이태양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마땅한 자원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또 다른 유력후보 김민우 역시 연이은 부진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현재는 선발진이 거의 새판짜기에 돌입한 소위 비상시국이다. 김민우까지 사라지며 이제는 특별히 더 떠오를 후보조차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한 감독은 개막 후 국내선발진 첫 로테이션 만에 이와 같은 변화를 단행했다. 김재영은 물론 김성훈마저 기대를 훨씬 밑도는 구위로 아쉬움을 남겼고 이는 단호한 선택으로 이어졌다. 김민우는 몇 차례 기회를 받았으나 결국 기준점을 넘지 못했고 좌완메리트가 있는 박주홍 역시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게 됐다.
많은 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 영건들 기량이 생각보다 훨씬 부족한 상태서 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빠르게 유연한 자세를 취했다 평가했다.
더 큰 문제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 장민재가 안착했지만 다른 거론되는 현재 후보들의 경우 앞서 김민우, 김성훈처럼 결국 짧은 기간 기회를 살려내지 못하면 다시 리스트에서 제외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결국 검증된 자원 한 명 없이 후보들만 계속 제외될 수도 있는 상황인데 그러한 경우 어떤 식으로 국내선발을 운용할지 의문점이 붙는다. 거의 고려되지 않은 베테랑옵션 혹은 다시 기존자원 재등판인데 무엇하나 비시즌 한화의 테마와는 맞지 않고 이미 스텝만 연거푸 꼬여버리는 결과를 남긴다.
물론 직접 현장에서 바라보는 전문가 관점에서는 일반 기대치와는 큰 격차가 보일 수 있다. 아니다 싶은 것을 과감히 결단하는 행동력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인내 혹은 위기를 대비하는 철저한 계획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한화 구단의 국내투수 관련 오묘한(?) 행보는 그 방향성과 결말이 어떤식으로 도달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는 캠프 막판, 시범경기 초반부에도 다르지 않았다. 어느 정도 밑그림이 그려졌으며 기대감이 든다고 반색하기도 했다. 당시부터 자신감의 원천이 무엇인지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국내선발 플랜A 3인방은 지금 전부 리스트에서 사라졌다. 빠르게 실시한 플랜B는 아직 불투명하다. 나아가 세 번째 단계까지 이어질 조짐인데 그러면서 당초 구상한 국내선발 육성 원칙과는 다소 동떨어진 모양새를 보인다. 어느 순간, 지난 캠프 때 시도한 목표와 방향성이 희미해진 것이다.
시즌이 개막한 지 3주 가량 지난 가운데 한화 국내선발 로테이션은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당초 한 감독은 김재영-김성훈-박주홍을 낙점했으나 이들 모두 시간차를 두고 실망을 안겼고 결국 부상 및 부진을 이유로 모두 로테이션에서 낙마, 이제는 전부 새 얼굴로 바뀌었다. 그나마 위기 속 장민재가 안정감 있는 피칭으로 호투하고 있으나 다른 두 자리는 이태양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마땅한 자원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또 다른 유력후보 김민우 역시 연이은 부진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현재는 선발진이 거의 새판짜기에 돌입한 소위 비상시국이다. 김민우까지 사라지며 이제는 특별히 더 떠오를 후보조차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한 감독은 개막 후 국내선발진 첫 로테이션 만에 이와 같은 변화를 단행했다. 김재영은 물론 김성훈마저 기대를 훨씬 밑도는 구위로 아쉬움을 남겼고 이는 단호한 선택으로 이어졌다. 김민우는 몇 차례 기회를 받았으나 결국 기준점을 넘지 못했고 좌완메리트가 있는 박주홍 역시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게 됐다.
많은 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 영건들 기량이 생각보다 훨씬 부족한 상태서 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빠르게 유연한 자세를 취했다 평가했다.
한화는 올 시즌 기대한 영건 국내선발진 육성이 쉽게 되지 않자 빠르게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선발후보에서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김민우(왼쪽) 모습. 사진=MK스포츠 DB
하지만 한편으로 한화가 지난 캠프 기간 내내 부르짖고 노력한 국내선발 육성 움직임이 제대로 시작도 전에 실패했음을 자인한 셈도 되고 말았다. 한 감독과 코칭스태프, 구단 전체는 캠프 기간 유별날 정도로 국내선발 육성에 포커스를 맞췄고 또 이에 따른 알찬 과정을 소화했다. 당장 시범경기, 개막전까지만 해도 이들에 대해서 기대감을 잃지 않던 구단은 느닷없이 단 한 두턴 만에 모든 계획을 되돌리고 그동안 비중 있게 보지 않던 다른 후보들의 반전투에만 의존한 채 여전히 시범경기 같은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김성훈 등 기존 후보들의 구위가 형편없었고 김민우 등도 답보상태인 것은 분명했으나 그러기에는 지난 비시즌 그렇게 쏟아낸 구단의 시간과 노력, 장기적 계획이 무색해지고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아리송해질 수밖에 없는 행보였다.더 큰 문제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 장민재가 안착했지만 다른 거론되는 현재 후보들의 경우 앞서 김민우, 김성훈처럼 결국 짧은 기간 기회를 살려내지 못하면 다시 리스트에서 제외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결국 검증된 자원 한 명 없이 후보들만 계속 제외될 수도 있는 상황인데 그러한 경우 어떤 식으로 국내선발을 운용할지 의문점이 붙는다. 거의 고려되지 않은 베테랑옵션 혹은 다시 기존자원 재등판인데 무엇하나 비시즌 한화의 테마와는 맞지 않고 이미 스텝만 연거푸 꼬여버리는 결과를 남긴다.
물론 직접 현장에서 바라보는 전문가 관점에서는 일반 기대치와는 큰 격차가 보일 수 있다. 아니다 싶은 것을 과감히 결단하는 행동력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인내 혹은 위기를 대비하는 철저한 계획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한화 구단의 국내투수 관련 오묘한(?) 행보는 그 방향성과 결말이 어떤식으로 도달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