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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국내선발 새판 짜기, 장민재 카드 의미는
입력 2019-04-02 06:00 
한화가 국내선발 새판 짜기에 나선 가운데 2일 대전 LG전에 장민재(오른쪽)를 선발카드로 내세운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국내선발 새판 짜기에 나선 한화 이글스. 빠른 궤도수정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한화의 지난 비시즌 포커스는 국내선발 육성에 집중됐다. 그만큼 팀의 아킬레스건이고 또 보완해야 할 부분이었다.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일정까지 여러 후보들을 대상 옥석고르기에 나섰고 최종 후보를 낙점한 뒤 호기롭게 시즌에 나섰다. 준비는 기대이상이었고 결과물도 기대가 됐다. 한용덕 감독도 지난해와는 다를 것임을 시사하며 은근 자신 있어 했다.
하지만 이 꿈은 불과 일주일 만에 흐트러졌다.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광주 KIA 원정서 김재영-김성훈-박주홍, 그리고 31일 대전 NC전 김민우까지. 네 선수 중 어느 한 명 확실한 무엇이 되지 못했고 기대치를 한참 밑돌았다. 볼넷 남발, 짧은 이닝소화, 피하는 투구 등 내용조차 실망스러웠다. 여기에 김재영은 부상까지 입는 등 말 그대로 총체적 난관이 펼쳐졌다.
사실 단 한 번 등판에 불과하다. 아직 시즌은 길고 어느 정도 시행착오는 불가피했다. 비시즌 동안 한 감독은 이와 관련 인내와 희망을 노래하기도 했다.
그런데 묘한 기류변화가 감지됐다. 한 감독이 국내선발진의 결과에 아쉬움을 토로하며 궤도 수정에 나설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당장 부상을 입은 김재영 공백이 있다지만 이를 떠나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함을 내비쳤다.
팬들 조차 예상 못한 이른 시간 파격적인 변화. 바로 행동으로 움직였다. 한화는 2일 대전에서 열리는 LG와 홈 3연전 선봉에 장민재를 내세웠다. 장민재 역시 기존 선발후보 중 한 명. 단, 막판 최종후보에 낙점받지 못했고 불펜자원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런데 일주일여 만에 선발 기회가 생긴 것이다.
장민재는 입지가 확실하거나 그렇다고 나이가 많은 베테랑자원은 아니다. 다만 앞서 김재영-김성훈-박주홍과 비교했을 때 경험이 풍부하다. 2010년 데뷔했고 1군에서 170경기에 나섰다. 선발이면 선발, 불펜이면 불펜, 추격조면 추격조, 어떤 역할도 가리지 않고 소화했고 그 덕분에 전천후 투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중요할 때 한 방이 있는 선수로 꼽힌다. 지난 시즌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그 증거. 당시도 국내선발 부족에 허덕이던 한화는 3차전 장민재 카드를 내세웠는데 4⅓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4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팀 초중반 흐름에 발판을 놨다.
당시 장민재는 1회부터 세 타자를 전부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2회, 3회에도 예상 밖 호투로 팀 분위기를 바꿨다. 예리했던 변화구 각. 상대 타이밍을 뺏어 버리는 제구력. 묵직한 구위로 뜨겁던 넥센 타선을 잠재웠는데 1구, 1구, 혼신의 힘이 느껴졌고 눈빛에는 팀의 탈락을 막겠다는 투혼으로 가득했다. 결국 한화는 3차전을 승리, 4차전까지 승부를 이어갈 수 있었다.
한화와 한용덕 감독은 장민재의 이와 같은 장점에 주목했다. 국내선발 상태만 봤을 때 현재는 위기상황. 다시 한번 장민재가 해결사가 돼주길 기대한 것이다.
여기에 근본적으로 성과 없는 육성이 아닌, 모두에게 기회를 주고 그중 최선의 자원을 선별하겠다는 의지도 내포됐다. 장민재 역시 비시즌 선발후보로 경쟁에 나섰던 선수. 열심히 하고도 기회가 한정된다면 그만큼 동기부여도 줄게 될 터다. 한화의 국내선발 새판 짜기, 장민재 카드가 주는 의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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