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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전부터 슈퍼캐치까지...개막전 어떤 일들이 있었나
입력 2019-03-29 15:22  | 수정 2019-03-30 12:41
디그롬은 슈어저와 투수전을 펼쳤다. 사진(美 워싱턴DC)=ⓒ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2019 메이저리그가 29일(한국시간) 15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막전이 주중에 열렸고, 30개 전구단이 동시에 같은 날 경기를 했다. 첫날부터 기록과 명장면이 쏟아져 나왔다. 특별히 오늘은 개막전이니 리그 전체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훑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투수전
최고의 투수전이 벌어진 곳은 내셔널스파크였다. 뉴욕 메츠 선발 제이콥 디그롬이 6이닝 5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워싱턴 내셔널스 선발 맥스 슈어저가 7 2/3이닝 2피안타 1피홈런 3볼넷 1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1, 2위에 오른 두 에이스가 명품 투수전을 벌였다.
'엘리아스 스포츠'에 따르면, 개막전에서 맞대결한 양 팀 선발이 모두 두 자리 수 탈삼진을 기록한 것은 197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해 4월 7일 볼티모어 오리올스 선발 데이브 맥낼리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선발 샘 맥도웰이 기록을 세웠다. 맥낼리는 9이닝 완투하며 13탈삼진, 맥도웰은 6 1/3이닝을 던지며 11탈삼진을 기록했다.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시즌 개막전도 인상적이었다. 디트로이트 선발 조던 짐머맨이 7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토론토 선발 마르커스 스트로맨이 7이닝 2피안타 4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 선발이 나란히 5회까지 노 히터를 기록했다. 두 팀은 9회까지 전광판에 나란히 0을 찍었고, 연장 10회초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투런 홈런을 때린 디트로이트가 2-0으로 이겼다.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의 경기에서도 코리 클루버(7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와 호세 베리오스(7 2/3이닝 2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가 투수전을 벌였다.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경기에서도 매디슨 범가너(7이닝 5피안타 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2실점)와 에릭 라우어(6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가 나란히 호투했다.
다저스는 8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에이스들의 수난
이름값을 못한 투수들도 있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선발 잭 그레인키는 LA다저스와의 개막전에서 3 2/3이닝 7피안타 4피홈런 2볼넷 3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날 애리조나는 홈런 8개를 헌납하며 다저스에 졌다. 토리 러벨로 애리조나 감독은 "한 경기에 홈런 8개를 맞으면 이길 수 없다. 오늘은 완전히 졌다. 다저스가 우리에게 초반부터 펀치를 날렸고 그 다음부터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된 것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레인키는 "느낌은 좋았다. 그냥 잘 못던졌다. 실투가 많았다. 변화구가 날카롭지 못했다. 좋은 일이 그리 많지 않았다. 모든 변화구 구종들이 좋지 않았다. 특히 커브가 안좋았다"고 자평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크리스 세일도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3이닝 6피안타 3피홈런 2볼넷 4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팀 베컴에게만 두 개의 홈런을 맞았다. 세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에게 필요한 모습이 아니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MLB.com은 레드삭스 투수가 개막전에서 7실점한 것은 2002년 페드로 마르티네스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마르티네스는 그해 20승을 거뒀다.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개막전에서 6이닝 6피안타 3피홈런 2볼넷 3탈삼진 5실점으로 체면을 구겼다. 실점이 모두 홈런에서 나왔다. 3회 조지 스프링어에게 허용한 스리런 홈런이 치명타였다.
그레인키는 체면을 구겼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홈런 잔치
다저스는 애리조나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무려 8개의 홈런을 때렸다. 작 피더슨, 키케 에르난데스가 2개를 기록했고 코리 시거, 맥스 먼시, 코디 벨린저, 오스틴 반스가 담장을 넘겼다. 홈런 8개는 다저스 구단 역사상 한 경기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이다. 지난 2002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이 기록을 세웠다.
당시 다저스 선수였던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좋은 계획을 세우고 경기에 임했다. 우리는 그레인키가 했던 일,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존중한다. 그러나 우리는 치기 좋은 공을 잘 공략했다. 실투를 놓치지 않고 기회를 살렸다. 홈런 8개는 그 노력의 부산물"이라며 이날 타자들의 노력에 대해 말했다.
케인은 슈퍼캐치로 팀을 구했다. 사진(美 밀워키)=ⓒAFPBBNews = News1

오늘은 아니야
밀워키 브루어스 외야수 로렌조 케인은 슈퍼 캐치로 팀을 구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개막전, 팀이 5-4로 앞선 9회초 호세 마르티네스의 홈런성 타구를 담장 위에서 잡았다. 이 캐치로 밀워키는 5-4 승리를 확정했다. 글러브 안에 공이 있는 것을 확인한 케인은 공을 하늘 위로 던지며 "오늘은 아니야(Not today)!"를 외쳤다.
브루어스 구단 역사상 가장 극적인 개막전 마무리를 만들어낸 그는 "타이밍을 잘 맞췄고 타구를 잡을 수 있었다"며 당시 장면에 대해 말했다. 캔자스시티 로열즈 시절에도 케인과 한 팀이었던 마이크 무스타카스는 "여전히 놀랍다. 멋진 플레이였다. 매 번 그가 그런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최고의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며 동료를 극찬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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