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은행권, 중기 대출 몸 사리기…신보 보증도 있으나 마나
입력 2008-09-03 18:20  | 수정 2008-09-04 10:00
【 앵커멘트 】상반기까지만 해도 중소기업 대출경쟁에 몰두하던 은행들이 최근 경제상황이 안 좋아지자 극심한 몸 사리기를 하고 있습니다.은행만 살자고 신용보증까지 받은 중소기업도 외면하고 있습니다.은영미 기자의 취재입니다.경기도 평촌에 있는 매출 35억 원의 중소기업.원사를 수입해 신축성 있는 실로 가공한 뒤 다시 국내외에 판매하는 섬유류 제조업체입니다.올 들어 원자재 값 급등으로 일시적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이 기업은 지난달 주거래은행인 하나은행에 B2B 구매자금 대출 2억 원을 신청했습니다.신용보증기금의 보증까지 받았지만 돌아온 건 퇴짜였습니다.▶ 인터뷰 : 이건식 / 중소기업 사장- "최소 2억 원 정도는 보증서를 발급해서 기업이 다시 생산활동을 잘할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다는 판단을 내린 게 신용보증서의 발급이었잖습니까? 그런데 신용보증기금이라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 발급한 보증서를, 현재 거래하고 있는 은행이 대출을 못 하겠다고 결론을 줄 때는 저희로서는 굉장히 당황스럽죠..."한마디로 은행 측은 신용보증기금이 대출 자금의 85%까지 보증을 해주지만 나머지 15%의 위험조차도 감수하기 싫다는 겁니다.나머지 15%에 대해 기업 측이 담보를 제공하겠다고 제의했지만 이 역시 거절당했습니다.은행권이 최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 대출부터 옥죄기에 나선 것입니다.▶ 인터뷰 : 하나은행 대출 담당자- "신용판단이라는 건 여러 가지 요소가 있기 때문에 한가지로 딱 말씀드리기 곤란하고…오히려 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서를 발급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대출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도덕적 해이라고 볼 수 있죠."하지만 신용보증기금 측은 보증 승인이 났는데도 대출을 해주지 않는 일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 안승협 / 신용보증기금 차장- "B2B 구매자금 대출은 은행 쪽에서 보증을 신청해 놓고 대출을 안 해 준다는 것은 이런 일은 처음 듣는 일입니다."하나은행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고 기업은행에도 대출을 신청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중소기업 전문 은행이라는 기업은행조차도 자금난에 처한 중소기업을 외면한 것입니다.▶ 스탠딩 : 은영미 / 기자- "비 올 때 우산을 뺐지 않겠다던 은행들의 다짐이 이번에도 빈말에 불과했음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은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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