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국 하원, 브렉시트 대안 찾기로…의회가 주도권 갖는다
입력 2019-03-26 09:17  | 수정 2019-04-02 10:05

영국 하원이 테리사 메이 총리가 유럽연합(EU)과 합의한 브렉시트(Brexit) 안이 아닌 EU 관세동맹 잔류, 제2 국민투표 개최는 물론 브렉시트 철회까지 다양한 대안을 놓고 끝장투표에 나섭니다.

하원은 25일(현지시간) 오후 의사당에서 브렉시트 향후 계획 관련 정부 결의안 및 의원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통해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하원은 이날 가장 먼저 보수당 올리버 레트윈 경이 제출한 수정안을 찬성 329표, 반대 302표로 27표차 가결했습니다.

이 안은 이른바 '의향 투표'(indicative vote)를 실시하는 것을 뼈대로 합니다.


의향투표란 하원의 과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브렉시트 방안을 찾을 때까지 제안된 여러 옵션에 대해 투표하는 것입니다.

수정안은 구체적으로 정부가 아닌 의회에 오는 27일 의사일정 주도권을 부여, 토론을 벌인 뒤 의향투표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통상 하원 의사일정안은 정부 각료만이 수정할 수 있습니다.

레트윈 경의 수정안은 그러나 이번 의향 투표에 어떤 옵션을 포함할지, 투표를 어떻게 진행할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담지 않았습니다.

현재 의향투표 대상으로는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 외에 EU 관세동맹 잔류, 관세동맹 및 단일시장 모두 잔류, 캐나다 모델 무역협정 체결, '노 딜'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브렉시트 철회 등 7가지 방안이 주로 거론됩니다.

메이 총리는 이 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보수당에 부결을 지시했지만, 또다시 하원 표결에서 패배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앨리스터 버트 외무부 부장관, 리처드 해링턴 기업부 정무차관, 스티브 브라인 보건부 정무차관 등은 이 수정안에 찬성표를 던지기 위해 사임을 결정했습니다.

이들을 포함해 30명의 보수당 의원이 메이 총리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레트윈 경의 수정안에 찬성했습니다.

반면 노동당 의원 중 수정안에 반대표를 던진 이는 8명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레트윈 경의 수정안이 가결되면서 정부 결의안 역시 비슷한 내용으로 변경돼 표결에 부쳐졌고, 찬성 327표, 반대 300표로 역시 27표차 가결됐습니다.

노동당 마거릿 베킷 의원이 내놓은 수정안은 찬성 311표, 반대 314표로 3표차 부결됐습니다.

이 안은 영국이 '노 딜' 브렉시트에 처하기 1주일 전 하원이 '노 딜'과 다른 대안을 찾기 위한 브렉시트 연기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입니다.

이날 하원 표결에서 레트윈 경의 수정안이 가결됐지만 메이 총리가 실제 의향 투표를 할지는 불확실합니다.

수정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메이 총리는 이날 오후 하원에 참석한 자리에서 과거 사례를 살펴봐도 의향투표는 모순되는 결론에 도달하거나, 전혀 결론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의향투표의 결론에 대해 정부 이행을 약속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영국 의회는 지난 2003년 다양한 상원 개혁방안과 관련해 의향 투표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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