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근무제 관련 정책이 마련되지 않은 기업은 유능한 인재를 놓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사무공간 컨설팅 기업 IWG가 실시한 전세계 80개국에서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3%가 유연근무제를 실시하는 회사를 우선적으로 택할 것이라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약 3분의 1은 휴가 일수가 늘어나는 것보다 근무지 선택권을 갖는 것을 더욱 선호했다.
전세계 응답자 중 75%가 유연근무제에 대해 '새로운 표준(뉴노멀, new normal)'이 됐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일본, 멕시코, 남아메리카, 벨기에, 인도, 캐나다, 중국 등이 유연근무제를 뉴노멀로 인지하는 정도가 세계 평균보다 높았다.
전체 응답자의 60%(한국 응답자 72%)는 유연근무제 정책 실현의 최대걸림돌로 '조직 문화'를 꼽았으며, 특히 오랫동안 경직된 업무 방식을 이어온 기업에서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41%는 또 다른 장애물로 '유연근무제가 조직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보고있었다. 반면 한국 응답자는 10명 중 4명이 '데이터 보안'이라고 답했다.
마크 딕슨(Mark Dixon) IWG 설립자 겸 CEO는 "유연근무제가 생산성과 민첩성, 인재 확보에 주력하는 기업들에게 뉴 노멀이 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실제 이번 설문 응답자의 절반이 주중의 최소 3일 이상은 사무실 외 공간에서 일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자료 = IWG]
응답 기업의 71%(한국 57%)는 유연근무제를 통해 인재풀(pool)을 확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77%에 해당되는 많은 기업(한국 응답자 60%)이 직원의 근속률을 높이기 위해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국의 경우 응답자의 62%가 우수한 인재 영입을 위해 유연근무제를 도입한다고 답했다. 직원 관점에서는 응답자의 약 3분의 1이 더 중요한 직무를 맡는 것보다 유연근무제를 우선순위에 둔다고 답변했다.IWG 관계자는 "이는 워라밸, 곧 일과 삶의 균형의 중요도가 점점 높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응답자의 78%는 유연근무제가 워라밸을 향상시킨다고 믿었으며, 유연근무제는 워킹맘이나 고령 근로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과 더불어 한층 포용적인 업무 환경을 장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업무유연성은 근로자의 행복과 건강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생산성도 높여줬다. 기업의 85%(한국 응답자 82%)는 유연성 확대로 기업 내 생산성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응답자의 3분 2 이상은 유연근무제 도입으로 생산성이 최소 21% 향상됐다고 답했다.
마크 딕슨 CEO는 "전 세계 기업들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민첩성 확보를 포함한 여러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유연근무제가 가져다주는 경제적·전략적 이점을 아직 고려해보지 않은 기업들은 이번 연구가 시사하는 바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쳐질 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이 원하는 근무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해 결과적으로 유능한 인재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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