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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했던 한화, 악재 잊고 시즌 집중하겠다는 강한 의지 [현장스케치]
입력 2019-03-24 06:45 
베테랑타자 정근우(오른쪽)가 23일 두산과의 시즌 개막전 때 3안타 및 투혼의 질주를 선보이며 많은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한화 이글스 더그아웃은 차분했다. 특별한 동요 없이 평소와 다름없었다. ‘이용규 사태 그 이후. 팀은 행동과 분위기로, 온전히 시즌 그리고 야구만 바라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3일 개막전서 아쉬운 패배를 기록한 한화는 사실 경기 외적으로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앞서 팀에 반기를 든 베테랑타자 이용규가 하루 전인 22일 팀 자체적으로 무기한 활동정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 큰 변수가 없는 한 이용규는 한화에서 뛰지 못하며 당장 훈련도 참여하지 못한다. 야구계를 들썩인 이번 사건은 이것으로 일단락됐다. 이용규는 수긍했고 구단도 더 이상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화에게는 답답한 일주일여 시간이었지만 어쨌든 종지부가 찍혔다. 최소 어느 정도 시기까지는 사태가 번지거나 커지는 일 없는 최종결정이 이뤄졌다. 모두가 만족할 만한 답을 찾진 못했지만 최소한 팀의 방향, 야구계 질서, 팬들의 허탈함을 기준에 맞추는데는 성공했다. 물론 한 경기 결과 내지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면 일순간 다시 사건을 끄집어내는 일부 여론이 있을 수 있지만 팀의 중장기적 방향이 무엇인지 만큼은 확실히 보여줬다.
23일 개막전을 앞둔 한화 더그아웃 전반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선수들은 개막전 결과와 날씨 등에만 집중했지 외부의 시선은 의식하지 않으려 애를 썼다. 구단 관계자들은 더더욱 조심스러워했다. 축제인 야구 개막이 다른 이슈로 묻혀질까봐 노심초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화 관계자들은 이제 팀 야구와 새 시즌에 대해 많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이번 사태와 구단 처분에 대한 팬들 여론을 각별히 신경 쓰고 있음을 숨기지 못했다.
한화는 개막전서 두산에게 아쉽게 패했다. 끈질긴 모습을 보였지만 결과까지 얻진 못했다.
송광민(사진) 역시 개막전 선수들을 독려하며 베테랑타자로서 품격을 보여줬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하지만 정근우의 3안타 및 투혼의 전력질주, 방송화면에 나온 송광민의 선수들 독려, 필요할 때 해준 남달랐던 김태균의 집중력 등은 꽤나 빛난 장면이었다. 벤치 역시 몇 차례 무리수와 실수가 나왔지만 간절한 1승에 대한 의지만큼은 확실히 보여줬다. 개막부터 총력전이었고 한용덕 감독이 구상한 베스트라인업은 그렇게 시즌 스타트를 끊었다.
혼란스러운 시기를 뒤로 하고 한화는 새 시즌을 향하고 있었다. 이용규 사태가 준 충격과 혼란을 빠르게 수습하고 새 출발하는 데 포커스가 맞춰졌다. 올해로 9연패가 됐지만 한화에게는 다소 특별한 개막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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