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대로변에 위치한 A빌딩 1~2층(전용 412㎡)은 작년 한 해 옷을 8번 갈아입었다. 샤넬, 겔랑, 골든구스 등 명품 패션 브랜드와 화장품, 보석 등 다양한 브랜드의 '팝업스토어(짧은 기간 운영하는 임시매장)'가 짧게는 1~2주에서 길게는 한두 달간 돌아가며 입점한 것이다.
화장품 브랜드 니베아는 아시아 최초, 세계 3번째로 브랜드 홍보 특화 스토어 '니베아 하우스'를 이곳에 선보였다. 보석 브랜드 골든듀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호텔 콘셉트로 매장을 꾸며 브랜드를 화려하게 뽐냈다. 해당 건물은 현재 모 대형 가전업체의 신제품 출시 ·홍보를 위한 전시장으로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상가 공실이 늘어나면서 '단기 임대차'가 업계에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짧게라도 공실을 줄여 수익을 얻고자 하는 건물주와 값비싼 핵심 상권에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려는 임차인 간 수지타산이 접점을 찾은 결과다 .
22일 상가 등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사동 가로수길에 단기 임대차를 희망하는 대형 빌딩이 5곳 이상 시장에 나왔다. 이미 작년 8차례나 단기 임대차를 한 A빌딩을 제외하고도 대로변 목 좋은 입지에 위치한 1~2층 상가 곳곳이 통째로 단기 임차인을 구하고 있다.
신사동 가로수길은 서울을 대표하는 패션·명품 상권으로 수년 동안 유동인구가 끊이지 않던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상가 건물 가격과 더불어 임대료가 상승하고 경기 부진과 대체 상권 등장 등으로 상가 공실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개정된 상가임대차보호법으로 임차인이 최대 10년간 임대료 보증금 상한선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게 된 점은 건물주 고민을 더 키운다. 건물주는 건물 가치를 올릴 수 있으면서 동반성장할 수 있는 임차인을 구하고 싶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입맛에 맞는 임차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에서 한 번 임대하면 10년간 분쟁 없이 지내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까지 추가된 것이다. 여기에 '공실 낀 상가'라는 이미지가 구축되면 시장 거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비워둘 수도 없는 처지다.
고심이 깊어진 가운데 최근 짧은 기간 신제품을 소개하거나 브랜드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운영하는 단기 임대차가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사동의 한 건물주는 "장기간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임차인을 구하는 게 어려우니 차라리 팝업스토어를 전문으로 하는 상가로 사용하겠다는 건물주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이러한 단기 임대차는 공인중개사 등이 주로 진행해왔지만 최근엔 아예 단기 임대를 전문으로 중개하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해당 계약을 위한 법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율하고 해당 브랜드 홍보에 적합한 지역 추천을 해주는 식이다. 공간 중개 서비스 '스위트스팟'을 이끌고 있는 김정수 대표는 "과거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 주로 선보였던 팝업스토어가 이제 비어 있는 상가로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가로수길 특성상 패션과 관련된 고급 브랜드들의 입점 문의가 많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 임대차 시 고액의 보증금 부담 등 비용 문제로 입점을 망설였던 임차인들 역시 단기 임대차를 반기고 있다. 특히 새로 나온 신제품이나 새롭게 바뀐 브랜드 마케팅을 위해 1년 이상 장기 임대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며칠 내지 몇 주간 사용하는 형태의 단기 임대를 훨씬 선호하기 때문이다. 가로수길에 불고 있는 '단기 임차 바람'은 서울 핵심 상권이라 불리는 강남역, 명동 등지에도 미치고 있다. 1~2년 전만 해도 해당 지역은 수많은 브랜드가 너도나도 단기 프로모션이나 팝업스토어를 열고 싶어했지만 공실이 없어 군침을 삼켜야만 했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강남역 대로변과 명동 메인 도로에 빈 가게가 나타나면서 단기 임대 수요가 몰리고 있다. 실제 한국감정원 자료에 의하면 강남 도산대로 상가 공실률은 작년 3분기 6.6%에서 4분기 10%로 3.4%포인트 증가했고 명동 상권 역시 3분기 6.4%에서 7.7%로 1.3%포인트 늘었다. 강남역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강남역 중심지인 CGV 인근에도 2개 공실이 나왔고 큰길 건너에도 3~4개 공실이 있다"며 "재작년 명품 화장품 브랜드가 강남역에 팝업스토어를 내려 했으나 공간을 구하지 못해 포기했다.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화장품 브랜드 니베아는 아시아 최초, 세계 3번째로 브랜드 홍보 특화 스토어 '니베아 하우스'를 이곳에 선보였다. 보석 브랜드 골든듀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호텔 콘셉트로 매장을 꾸며 브랜드를 화려하게 뽐냈다. 해당 건물은 현재 모 대형 가전업체의 신제품 출시 ·홍보를 위한 전시장으로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22일 상가 등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사동 가로수길에 단기 임대차를 희망하는 대형 빌딩이 5곳 이상 시장에 나왔다. 이미 작년 8차례나 단기 임대차를 한 A빌딩을 제외하고도 대로변 목 좋은 입지에 위치한 1~2층 상가 곳곳이 통째로 단기 임차인을 구하고 있다.
신사동 가로수길은 서울을 대표하는 패션·명품 상권으로 수년 동안 유동인구가 끊이지 않던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상가 건물 가격과 더불어 임대료가 상승하고 경기 부진과 대체 상권 등장 등으로 상가 공실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개정된 상가임대차보호법으로 임차인이 최대 10년간 임대료 보증금 상한선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게 된 점은 건물주 고민을 더 키운다. 건물주는 건물 가치를 올릴 수 있으면서 동반성장할 수 있는 임차인을 구하고 싶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입맛에 맞는 임차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에서 한 번 임대하면 10년간 분쟁 없이 지내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까지 추가된 것이다. 여기에 '공실 낀 상가'라는 이미지가 구축되면 시장 거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비워둘 수도 없는 처지다.
신사동의 한 건물주는 "장기간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임차인을 구하는 게 어려우니 차라리 팝업스토어를 전문으로 하는 상가로 사용하겠다는 건물주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이러한 단기 임대차는 공인중개사 등이 주로 진행해왔지만 최근엔 아예 단기 임대를 전문으로 중개하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해당 계약을 위한 법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율하고 해당 브랜드 홍보에 적합한 지역 추천을 해주는 식이다. 공간 중개 서비스 '스위트스팟'을 이끌고 있는 김정수 대표는 "과거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 주로 선보였던 팝업스토어가 이제 비어 있는 상가로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가로수길 특성상 패션과 관련된 고급 브랜드들의 입점 문의가 많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 임대차 시 고액의 보증금 부담 등 비용 문제로 입점을 망설였던 임차인들 역시 단기 임대차를 반기고 있다. 특히 새로 나온 신제품이나 새롭게 바뀐 브랜드 마케팅을 위해 1년 이상 장기 임대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며칠 내지 몇 주간 사용하는 형태의 단기 임대를 훨씬 선호하기 때문이다. 가로수길에 불고 있는 '단기 임차 바람'은 서울 핵심 상권이라 불리는 강남역, 명동 등지에도 미치고 있다. 1~2년 전만 해도 해당 지역은 수많은 브랜드가 너도나도 단기 프로모션이나 팝업스토어를 열고 싶어했지만 공실이 없어 군침을 삼켜야만 했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강남역 대로변과 명동 메인 도로에 빈 가게가 나타나면서 단기 임대 수요가 몰리고 있다. 실제 한국감정원 자료에 의하면 강남 도산대로 상가 공실률은 작년 3분기 6.6%에서 4분기 10%로 3.4%포인트 증가했고 명동 상권 역시 3분기 6.4%에서 7.7%로 1.3%포인트 늘었다. 강남역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강남역 중심지인 CGV 인근에도 2개 공실이 나왔고 큰길 건너에도 3~4개 공실이 있다"며 "재작년 명품 화장품 브랜드가 강남역에 팝업스토어를 내려 했으나 공간을 구하지 못해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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