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암투병수기공모전 응모작 인터뷰] 간암에 걸린 모자(母子)… “서로를 살린 원동력이 됐어요”
입력 2019-03-21 14:51  | 수정 2019-03-21 14:52
완치 치료제는 없다, 내 몸 안에 모든 해결의 열쇠 있어”

지난 제 3회 암투병수기공모전에 같은 시기에 똑같이 간암 판정을 받아 투병한 모자(母子)의 사연이 접수 되었습니다. 지난 날 어머니와 함께 암과 싸워온 세월을 회상하는 아들의 편지에는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효심(孝心)이 담겨있었습니다. 편지 끝에는 모자의 간암 극복비법도 제시하여 다른 암환우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했습니다. 해당 사연의 주인공 심형석씨(가명)를 만나 보았습니다.


◆ 어떻게 암을 발견하게 되었나요?

어머니가 먼저 간암 판정을 받으셨다. 삶에 대한 의지를 잃은 어머니를 보며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어머니가 수술을 위한 사전 검사를 하시던 중 내게 검사를 한 번만 받아볼 것을 간곡히 권했다. 어머니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려고 검사를 받았지만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 모자가 동시에 중증 암판정을 받은 절망적 상황을 어떻게 이겨냈나요?

처음에는 힘들었다. 당시 희망이라는 단어는 마음 속 어느 한 켠에도 둘 수 없을 정도였다. 어머니에 이어 나마저 암 판정을 받자 ‘나 하나면 되잖아, 왜 아들한테까지하며 통곡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모자가 서로 삶의 의지를 북돋워줄 수 있었고 그것이 결국 서로를 살리는 결과를 낳았다.

주치의 선생님의 배려로 어머니와 나는 하루 건너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이후 밤을 설칠 정도로 끊임없이 찾아오는 진통이었다. 이 때 힘든 얼굴 대신 항상 웃는 모습을 어머니께 보여드리고자 노력했다. 나보다도 더 힘든 상황임에도 몰래 진통제를 드셔가며 ‘하나도 안 아프고 괜찮다고 하시는 어머니를 보았기 때문이다.


진통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병원에서 들려오는 앞으로의 치료와 관련한 온갖 부정적인 이야기와 우려들이었다. 이렇게만 시간을 보낼 수 없다 생각되어 결국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병원을 박차고 어머니와 둘이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났다. 둘이라서 더 용감했었던 것 같다. 영덕의 수산시장을 구경 다니며 이제껏 못 먹어본 대게도 실컷 먹고, 예쁜 단풍을 구경시켜드리러 곧장 강원도에서 단풍에 흠뻑 취하기도 했다.


◆ 어머니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셨을 것 같습니다. 이후 치료는 어떻게 되었나요?

정작 여행에서 돌아온 이후에는 막막했다. 회복을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 지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다급해하고 불안해했던 내가 다시금 침착하게 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 것도 어머니의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렇게 온갖 자료를 다 찾고 연구한 끝에 내린 암정복의 핵심은 ‘잘 먹고, 생활을 잘 하면 된다 였다.

어머니 역시 자연, 건강식에 대해 모든 정보를 다 찾아보시고 매 끼니마다 손수 밥상을 차려주셨다. 어머니에게 힘든 일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렇게라도 밥상이 차려져야 나와 같이 식사하시면서 어머니도 한 숟가락 뜨실 수 있기에 만류하지 않았다.


◆ 암환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내가 왜 살고 싶어 하는지 삶의 목적을 분명히 하길 바란다. 마음이 흔들릴 때 바로 잡을 수 있는 기둥이 된다.

다음으로 마음, 음식, 생활을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하다. 덤으로 사는 인생에 감사하고 1분 1초를 함부로 보내지 않고 즐겁게 생활하도록 한다. 또한 건강에 탁월하다는 귀한 음식보다는 자연의 신선한 음식을 속이 편할 정도의 양으로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과 발효음식도 우리 몸이라는 기계의 윤활유 역할을 하니 잘 챙겨먹도록 해야 한다.

생활의 경우 운동, 회복, 수면 3가지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며 스트레칭, 마사지와 반신욕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회복과정을 거친 후 수면에 들도록 한다. 수면 역시 매일 규칙적으로 잠자리에 드는 패턴을 만들어야 신체도 그에 맞춰 상태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몸이 아프게 만들 수 밖에 없었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항상 점검하기를 바란다. 지금 이 방법은 나와 어머니의 회복 방법으로 참고는 하시되 각자에게 맞는 방식을 꼭 찾으셨으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덤으로 얻은 인생에 매일 감사하며 즐겁고 보람있게 살도록 해요. 그리고 어머니와 저의 보물인 손주들! 이 아이들도 한 순간도 방심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도록 해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정말 많이 사랑해요.

심형석씨의 수기는 2017년부터 3차례에 걸쳐 개최된 암투병수기공모전에 접수된 천여편의 수기 중 엄선된 30편을 모은 수기집 <그래도 잘 살고 있습니다(매일경제신문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암투병수기공모전은 암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경제적 지원을 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현재 암 투병 중이거나 암 환자를 간병중인 가족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오는 5월31일까지 우편이나 이메일로 MBN건강미박람회 사무국에 접수하면 됩니다. 수상작은 최종적으로 8편이 선정되며 대상 1천만원, 희망상 500만원, 감동상 300만원, 우수상 5편에겐 각각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집니다. 모든 상금은 중입자치료지원센터코리아에서 후원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양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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