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간] 표류하는 N포세대의 절규…현실 보다 더 리얼한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
입력 2019-03-20 11:24  | 수정 2019-03-20 11:29

‘N포 세대
어려운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취업이나 결혼 등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세대를 일컫는 신조어다. 3포 세대, 5포 세대를 지나 우리 사회는 이제 포기해야 할 가지 수를 정하지 못할 지경까지 온 걸까? 꿈도 희망도 잃은 젊은 세대는 목적지를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이런 혼란스러운 현실을 서늘하게 담아낸 소설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2018년 일본 TV 드라마로도 제작돼 화제가 된 소설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는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한 ‘추첨맞선결혼법이 시행된 가상의 일본을 배경으로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식을 다루고 있다.

소설에서 25세~35세의 미혼 남녀는 가결된 법안에 따라 국가가 주도하는 맞선에 응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인권침해라며 강력히 반발하지만,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혼 남녀들은 고민스러운 현실에 직면한다. 누군가에게는 답답한 현실을 벗어날 돌파구로, 다른 이에게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로, 또 어떤 이에게는 절망의 낭떠러지로 몰아넣는 가혹한 처사로 다가온다.

이전부터 작가 가키야 미우는 재기발랄하면서도 흡입력 있는 필체로 사회의 병폐를 예민하게 포착해왔다.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도 추천맞선결혼법이라는 극단적인 설정과 이에 대응하는 젊은 세대의 모습을 통해 우리 시대가 공유하는 문제를 당차게 제시하고 있다. 또한 특유의 비판적이면서도 명쾌한 문장과 흥미로운 스토리를 통해 재기 넘치는 서사의 힘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저출산 만혼화 추세가 고착화되고 있다. 정부 및 지방 지자체들이 온갖 출산장려지원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가속화되는 저출산 문제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가 풀어내는 일본 사회의 모습은 이런 우리의 현실과 섬뜩하리만큼 맞닿아 있다. 기발한 소설적 상상력이 빚어낸 가상의 현실이지만, 우리가 직면한 서늘한 현실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데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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