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면세점 `무덤` 태국…"자국 기업 독점 깨지나" 기대
입력 2019-03-18 15:38 
올해 1월 공항 인도장을 마련하지 못 한 롯데면세점 태국 방콕시내점 3층 매대가 미입점 상태로 비어있다. [사진 = 신미진기자]

연간 1000만명의 중국인이 찾는 태국 공항면세점이 매물로 나온다. 특히 태국 정부가 이번 입찰에서 자국기업 보호 기조 완화를 예고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등 현지에 진출한 국내 면세기업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8일 방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태국공항공사(AoT)는 오는 19일 방콕 수완나품, 핫 야이, 치앙마이, 푸껫 등 4개 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사업자 서류 검토를 시작으로 다음달 30일 접수를 마감할 계획이다. 최종 낙찰자는 2020년 9월부터 2031년 3월까지 10년간 사업장을 운영한다.
다만 입찰 과정은 다소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국 정부가 '공항면세점 독점사업권' 입찰방식에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앞서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AoT에 공항면세점에 대해 독점사업권을 부여하는 공개입찰 계획을 변경할 것을 지시했다고 방콕포스트가 전했다.
태국 면세점은 독점 형태로 입찰이 진행된다.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기업이 매물로 나온 4개 공항을 모두 운영하는 방식이다. 또 하나의 공항면세점도 품목별로 사업자를 나눠 운영하는 국내와 달리 한 개 기업이 모두 판매권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태국 면세시장 안팎에선 독점 운영에 따른 부정부패를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4개 공항면세점 역시 태국 국영기업인 '킹파워 인터내셔날'이 독점 운영해왔다. 킹파워는 태국 면세 시장에서 점유율 98%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에 진출한 국내 면세업체들은 사업장 확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4개 공항면세점을 각각의 사업자가 운영하는 방식이 될 경우 낙찰 가능성이 높아진다. 태국관광청에 따르면 2017년 태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 수는 3500만명이다. 이 중 면세업계 '큰 손'인 중국인은 30% 가량인 980만명이다. 이는 동기간 한국을 찾은 중국인(416만명)보다 두 배 가량 많다.
공항 인도장도 국내 업체들의 애로사항 중 하나다. 방콕의 경우 수완나품 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면세품을 받는 인도장 역시 킹파워가 독점 중이다. 이 때문에 방콕 시내점을 연 롯데면세점은 오픈 1년반이 지나도록 매대를 채우지 못 하고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푸껫 시내점을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푸껫 공항에 인도장을 마련했으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에 따른 현지 합작사의 우려로 간판을 기존 '신라듀티프리'에서 'GMS듀티프리'로 바꿔달아야 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업데이트된 공항면세점 입찰 공고에는 인도장이 빠졌으나 향후 포함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태국은 면세업계 최대 고객인 중국인이 찾는 인기 여행지기 때문에 앞으로 게시될 새로운 입찰 계획에 관심을 두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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