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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행복”…이세영, ‘왕이 된 남자’ 유소운 되기까지 [M+인터뷰①]
입력 2019-03-18 08:01 
‘왕이 된 남자’ 배우 이세영이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프레인TPC
[MBN스타 김솔지 기자] 매 작품, 매 순간 혼신의 힘을 다한다. 새로운 인물과의 첫 만남엔 의구심도 들었다. 확신이 없어서가 아닌,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서다.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캐릭터에 색을 입혔다. 결과는 또 한 번 놀라운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배우 이세영의 ‘왕이 된 남자 유소운이 되기 위한 과정엔 고민한 흔적이 가득했다.

tvN ‘왕이 된 남자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리메이크 작품으로, 잦은 변란과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에 혼란이 극에 달한 조선 중기, 임금 이헌(여진구 분)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쌍둥이보다 더 닮은 광대 하선(여진구 분)을 궁에 들여놓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세영은 극 중 중전 유소운 역을 연기했다.

이세영은 ‘왕이 된 남자 종영 소감을 묻자 아직 허전하다. 또 촬영장에 나가야 할 것 같다. 아직도 중전인 것 같은데, 현실은 집사다. 고양이가 밥 달라고 울고 있다(웃음). 매일 보던 사람들을 못 보니까 너무 아쉽고, 보고 싶다. 마지막회 방송될 때 종방연을 하고 있어서 잘 몰랐는데, 나중에 기사를 보니까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하더라. 시청률도 자체 최고 기록이 나왔던데 이렇게 좋은 작품에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감사하고 큰사랑을 받았다. 축복이었다”며 작품에 애정을 보였다.

놀랍게도 ‘왕이 된 남자는 이세영의 첫 주연작이다. 그간 여러 작품에서 인상 깊은 열연을 보였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당당히 주연으로 이름을 올리며 배우로서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준비하는 과정부터 작품 끝날 때까지 계속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대중들이 어떻게 바라봐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스스로에게 ‘잘하고 있나?하는 의심이 가장 컸다.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아쉬움 없이 했지만, 거기에 대해 결과가 안 좋다면 겸허히 받아들여야하는 부분인 거고, 내가 준비함에 있어서 아쉬움이 있고 더 할 수 있는데 못했다고 하면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는 것 같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불안해했던 것 같다.”

‘왕이 된 남자 배우 이세영이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프레인TPC


‘왕이 된 남자의 원작이 워낙 큰 인기를 얻었기에 이번 리메이크에 배우들도 상당한 부담감이 있었을 터. 두 시간 분량의 영화를 16부작 드라마로 옮기며 연령대가 한층 낮아졌고, 멜로 라인도 확장됐다. 중전 소운의 비중도 훨씬 커졌다.

많은 분들이 원작 때문에 선택하는 데 부담이 있었냐고 물어보는데, 오히려 그런 건 없었다. 원작보다 연령대도 낮아졌고, 드라마로 리메이크하며 멜로라인도 추가됐다. 그래서 내가 보여드릴 수 있는 모습도 많아질 거라 예상했고, 욕심도 많이 났다. 중전으로서 1인2역을 하는 이헌·하선과 호흡을 맞춰야 해서 그 부분이 어렵겠다는 생각은 했었다. 촬영하면서 감독님과 배우들과 감정선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눴다.”

이세영이 그린 중전 유소운은 주체적이면서 온화하고 기품 있는 캐릭터로, 멜로 서사 또한 풍성하게 그러져 ‘역대급 중전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는 이세영의 밀도 높은 캐릭터 분석이 바탕 돼있었다.

소운의 입장을 이해하는데 집중했다. 소운 입장에선 궁궐 안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이헌밖에 없기 때문에 처음엔 기대고 의지도 했는데 그가 변하지 않나. 외롭지만,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언젠가 변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던 찰나, 왕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걸 보면서 다시 예전으로 변하는 걸 보고 실망할까봐 의심하고 또 의심했다. 변했다는 확신이 생긴 순간부턴 계속 직진하지 않나. 예전으로 돌아간 게 아니길 바라는 기대감이 의심보다 컸다.

인터뷰 내내 이세영은 여전히 작품에 푹 빠진 듯 보였다. 두 눈을 반짝이며 적극적으로 작품에 대해 털어놔 ‘왕이 된 남자를 향한 그의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꽃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왕이 된 남자는 매순간이 꽃 같았다. 보석처럼 빛났고, 행복했다. 내가 여기서 잘 하고 있나 하는 스트레스도 있었지만, 그것과 별개로 이 현장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영광이고, 소운이로 살 수 있어 행복했다. 유소운은 나의 최애(최고 애정하는)캐릭터다. 소운이를 사랑스러운 인물로 써주신 작가님께 감사하다. 큰 행운이었다.” /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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