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움' 피해 호소했던 고 박선욱 간호사…1년 만에 산재 인정

【 앵커멘트 】
병원 안에서 이뤄지는 직장 내 괴롭힘, 일명 '태움'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간호사에 대해 산업재해가 인정됐습니다.
태움으로 인한 사망에 산재가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홍주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2월, 서울아산병원에서 신입 간호사로 일하던 박선욱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당시 박 씨는 자신의 스마트폰에 '업무에 대한 압박감, 선배들의 눈초리로 불안 증상이 점점 심해졌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결국 유족들은 박 씨가 '태움' 때문에 목숨을 끊게 된 것이라며 지난해 8월 산업재해를 신청했습니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나 근로복지공단은 박 씨를 산재 피해자로 인정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아산병원에 대해 "박 씨와 같은 신입 간호사에게 과중한 업무를 맡기면서도 적절하게 교육하지 않은 업무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문제로 인해 박 씨의 피로가 계속 쌓였고, 우울감이 증폭돼 결국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졌다고 본 겁니다.

근로복지공단은 간호사 교육 부족 등 구조적 문제가 낳은 자살을 산재로 인정한 만큼, 이번 결정이 추후 비슷한 사건을 판단할 때 참고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MBN뉴스 홍주환입니다. [thehong@mbn.co.kr]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