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우호적 방법으로도 기업가치 올릴수 있어"
입력 2019-03-05 17:33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아니더라도 주주서한이나 사전 대화 같은 우호적 방법으로 충분히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습니다. 저성장 시대일수록 주주환원에 대한 요구는 더 거세질 것입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KISCO홀딩스에 이어 지난달 말 넥센, 영원무역홀딩스, 세방에 대해 주주환원정책 확대를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전달하며 본격적인 주주 활동에 나섰다.
가치 투자 전문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지난달 기준으로 넥센 지분 15.65%, 세방 지분 12.8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영원무역홀딩스에는 지분 4.26%를 가지고 있다.
세 회사에 대해 공통적으로 배당성향 상향과 자사주 소각을 요구했으며 영원무역홀딩스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유동성 확대 방안과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요구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과 우량한 재무구조를 가진 회사들도 이익을 쌓아 놓고만 있으니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떨어져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고객 자산의 수탁자로서 투자기업 가치가 오르도록 요구하는 것이 기관투자가로서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배당 정책에 소극적인 기업이 너무 많아 한국 증시의 전반적 '디스카운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순현금 기업'의 개념으로 한국 시장에는 과도한 현금으로 주가가 오르지 않는 기업이 많다고 설명했다. 순현금 기업은 보유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현금이 시가총액보다 더 많은 기업이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계산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로 주식시장이 폭락할 때도 2개에 불과했던 순현금 기업이 지금은 114개나 된다. 그만큼 청산 가치도 안 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가치투자자 관점으로 보면 이렇게 자산이 많은 저평가 회사를 쌀 때 사는 게 당연하다"면서 "단순히 매입만으로는 안 되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활용해 적절히 개입해야 주가가 본래 가치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현재 KCGI 같은 행동주의 펀드의 시도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공모펀드로서 우호적인 주주 활동만으로도 기업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많은 기업이 배당과 같은 주주환원은 대주주 이익과도 합치되기 때문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주총에서 3%룰을 이용한 감사 선임 방법 등을 쓰지 않더라도 서로 이득이 되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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