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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 받은 맨유 7번…‘최악’ 역사 새로 쓰는 A.산체스
입력 2019-03-05 15:41 
알렉시스 산체스는 또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회복해 돌아올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몇 경기 남아있지 않다. 사진(英 맨체스터)=ⓒ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009년 여름 올드 트래포드를 떠난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7번은 저주에 걸렸다. 명성이 높거나 잠재력이 큰 선수가 새 주인이 됐지만 그 누구도 맨유 팬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현재 7번을 쓰고 있는 알렉시스 산체스의 부진이 새삼 놀랍지 않은 이유다. 그 또한 ‘전임자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역대 최악의 7번으로 기억될지 모른다.
맨유가 앙헬 디 마리아처럼 프리미어리그(EPL) 최고 이적료를 경신하면서까지 산체스를 영입한 건 아니다. 그렇다고 돈을 한 푼도 쓰지 않은 건 아니다.
지난해 1월, 헨리크 미키타리안과 스왑딜이었다. 맨유는 2016년 7월 도르트문트에 3000만파운드를 지급하고 미키타리안을 영입했다. 산체스는 아스널과 계약기간이 6개월도 남지 않았다. 자유계약으로 맨유에 입단한 마이클 오언과는 달랐다.
게다가 산체스는 몸값이 매우 비싸다. 매주 무려 40만파운드가 그의 통장에 입금된다. EPL을 통틀어 주급 1위다.
문제는 보여준 게 없다. 산체스는 아스널의 왕 시절 퍼포먼스를 전혀 펼치지 못하고 있다. 주전 한 자리조차 확실히 꿰차지 못했다. 맨유 이적 후 41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었다. 오언이나 멤피스 데파이도 그보다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대행 체제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으나 그의 골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올 시즌 EPL 득점은 1골, 지난해 10월 6일(현지시간) 뉴캐슬전이다.

그리고 더 이상 보여줄 것도 없다. 산체스는 2일 사우샘프턴전에서 부상으로 후반 7분 교체됐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무릎 인대 손상으로 최대 8주간 전열에서 이탈할 전망이다.
사실상 시즌 종료나 다름없다. 5월초 복귀해도 6경기만 남아있다. 이마저도 맨유가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및 FA컵 결승에 오른다는 가정 아래다. 두 대회 모두 탈락할 경우, EPL 2경기뿐이다. 보탬이 안 되고 있다.
산체스가 맨유와 맺은 계약기간은 2022년 6월까지다. 2021-22시즌까지 3시즌을 더 뛰게 된다. 그러나 3년 후에도 맨유 유니폼을 입고 있을 지는 미지수다. 맨유가 올 여름 산체스를 매물로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산체스와 맨유의 동행은 불행만 길어질 뿐이다. 바뀔 게 없다는 건 지난 1년의 시간으로 충분히 알 수 있다. 산체스가 디 마리아, 뎀파이처럼 다른 리그에서 와 EPL 적응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맨유가 산체스와 작별하고 싶어도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산체스에 구애할 팀이 없다. 그의 시장가치도 1년 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폭락했다. 계약을 해지하고 풀어줄 ‘용단이 있거나 헐값이라도 빨리 파는 ‘수완이 있어야 한다.
맨유가 7번과 헤어지는 건 매우 익숙한 풍경이다.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제외하고 하나같이 일찍 헤어졌다. 쏟은 돈과 집중된 관심, 그리고 실망감과 배신감을 고려할 때 산체스만큼 최악의 맨유 7번은 없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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