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러 화물선 광안대교 충돌 원인은 '음주·조타 미숙'…선장 지휘능력 상실
입력 2019-03-05 14:23  | 수정 2019-03-12 15:05

지난달 28일 발생한 러시아 화물선의 부산 광안대교 충돌사고 원인은 음주 상태 판단·조종 미숙 때문이라는 해경 중간 수사결과가 나왔습니다.

부산해양경찰서는 오늘(5일)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5천998t)가 계류된 요트 3척과 광안대교를 들이받은 원인은 음주 상태에서 판단 미숙으로 조타를 잘못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해경 측은 "씨그랜드호가 요트를 충돌하고 현장을 이탈하면서 '저속 우현전타와 전·후진'을 반복했다면 광안대교를 들이받지 않았을 텐데 반대로 '고속 우현전타' 하면서 배 회전반경이 커져 광안대교와 충돌했다는 게 중간 수사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해경이 이날 공개한 씨그랜드호 항해기록저장치(VDR)와 조타실 내 CCTV에는 충돌사고 직전까지 욕설이 난무하며 선장이 운항 지휘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채 우왕좌왕하는 상황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조타실에서는 항로 유지가 안 되는 듯한 상황이 이어지고 "선장 (배) 못 돌린다", "선장 ○○됐다"라는 선원들 말이 담겼습니다.

선장 S 씨는 "광안대교를 피할 수 없다"는 1항사 권고를 받아들이지도 않았습니다.

선장 S 씨는 "요트를 들이받았냐"는 해경 VTS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마라"고 선원들에게 지시한 뒤 "아무 문제 없다. 충돌한 적 없다"고 거짓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배 출항을 도운 목격자는 "선박 출항 당시 선장을 10m 거리에서 봤는데 술을 마신 듯 얼굴이 분홍빛이었으며, 선원들에게 고성으로 말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해경이 사고 후 씨그랜드호에 대한 정선 명령을 내린 뒤 선장 S 씨 음주 여부를 측정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086%였습니다.

선장 S 씨는 사고 충격으로 코냑을 마셨다고 진술했지만 해경이 위드마크 공식으로 확인한 결과 S 씨는 이미 술을 마신 상태에서 출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해경은 씨그랜드호가 부산항을 입출항할 때 예인선을 사용하지 않은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습니다.

이에 따라 업무상 과실(선박파괴), 업무상 과실치상, 해사안전법 위반(음주 운항) 혐의로 구속된 선장 S 씨는 선박의 입항 및 출항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받게 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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