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SKB·티브로드 합병후 대규모 유상증자
입력 2019-03-04 01:23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태광그룹 산하 케이블 회사 티브로드의 합병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제3자 배정 형태의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 1조원 규모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3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태광그룹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법인에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가 지분 10~20%를 보유하는 방식의 유상증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은 지분율을 놓고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총 투자 규모를 가늠하기 힘들지만 수천억~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1일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추진을 위해 티브로드 최대주주인 태광산업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지분 가치는 각각 3조5000억원, 1조5000억원가량으로 평가된다.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은 이를 감안해 합병 법인 비율을 7대3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SK텔레콤은 합병 법인 지분 70%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되고, 태광산업은 지분 30%를 보유한 2대주주가 된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들어오는 어피니티 지분은 태광산업보다 낮은 비율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 투자자(FI) 입장에서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으로 거대 유료방송사업자 지분에 투자할 기회가 생긴 만큼 협상이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티브로드가 사모펀드 IMM PE에 걸어둔 콜옵션을 해소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티브로드 최대주주인 태광산업 및 이호진 전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79.73%다. IMM PE와 JNT인베스트먼트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지분 20.13%를 보유한 2대주주다. 태광산업은 2014년 티브로드 지분 20.13%를 2000억원에 상장 전 지분 매각(프리IPO) 방식으로 IMM PE·JNT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팔았다. 2017년까지 티브로드가 상장(IPO)되지 않으면 태광산업과 이 전 회장이 콜옵션을 행사해 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을 되사는 조건이 포함됐다. 티브로드 IPO가 무산되면서 태광산업은 콜옵션 행사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들어온 자금을 콜옵션 문제 해결에 사용할지, 신생 법인 투자 목적에 사용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합병에 나선 SK텔레콤이 그동안 외부 자본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도 이번 유상증자 최종 성사 가능성을 높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플래닛의 e커머스 사업부 11번가를 분사하는 과정에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H&Q코리아를 끌어들인 바 있다. SK플래닛은 지난해 9월 인적분할 방식으로 11번가 사업 부문을 분할해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H&Q코리아가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0억원 규모 투자에 나섰다. 투자 후 지분율은 약 18.2%이고, 콜옵션도 포함되는 조건 등을 통해 SK플래닛은 외부 자금 유치에 성공한 바 있다. SK브로드밴드 인터넷TV 가입자 수는 약 454만명으로 이번 합병을 통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법인 유료방송 가입자는 768만명으로 늘어난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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