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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K인천석유 상장 보류…"제 가치 받을 때 재추진"
입력 2019-03-03 18:20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인천석유화학이 당분간 기업공개(IPO)에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2013년 유치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자금을 현금으로 갚게 됐기 때문이다. 대신 SK인천석유화학은 자본 확충 차원에서 영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인천석유화학은 조만간 8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현금 상환할 예정이다. 이는 '신한-스톤브릿지 페트로 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2013년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납입한 자금이다. RCPS는 채권처럼 만기 때 상환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권리가 붙은 우선주를 뜻한다. 국제회계기준(IFRS)상 부채로 분류되지만, 상환권을 투자자가 아닌 발행 회사가 가지면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당시 SK인천석유화학은 재무적투자자를 유치하며 자금 회수를 돕기 위해 '2018년까지 상장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회사가 원하는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시장에서 인정받기 어려워지면서 현금 상환으로 계획을 바꿨다. SK인천석유화학과 신한-스톤브릿지 페트로 PEF 간 RCPS 계약은 지난해 11월까지 유효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철회 이후 정유업에 대한 시장 심리는 여전히 부정적인 편"이라며 "SK인천석유화학으로서는 무리하게 IPO를 시도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현금 상환으로 줄어든 자본력을 영구채(신종 자본증권) 발행으로 보완할 예정이다. 약 60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세 곳에 실무 업무를 맡겼다. 현재 주간사단은 국내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세일즈를 펼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SK인천석유화학의 영구채 발행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초 이후 채권 발행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서다.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당분간 상장을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가치를 우호적으로 산정할 수 있을 때 IPO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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