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대교 충돌` 러 선박 선원, 해경 수사서 음주운항·경위 모르쇠

부산 광안대교와 충돌한 러시아 화물선 선장 등 선원들이 해경 수사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경찰 조사에서 씨그랜드호 선장 A씨는 "광안대교를 충돌한 이후에 술을 마셨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해경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운항 경로에 대해 A씨는 '모르겠다'는 진술만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경은 사고 전 이미 음주 상태였던 A씨 판단이 흐려져 항로변경과 후진이 제때 이뤄지지 못한 게 사고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해경이 사고 후 화물선에 대한 정선 명령을 내린 뒤 A씨 음주 여부를 측정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인 0.086%로 나왔다. 해상 음주운전 입건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다.
해경 관계자는 "선박 운항을 책임지는 선장이 술을 마셨다는 것은 음주 운항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화물선 내 항해기록저장장치(VDR)와 CCTV를 확보해 사고 경위를 분석 중이다.
해경은 또 업무상과실과 해사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화물선 선장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씨그랜드호는 지난달 28일 오후 4시 23분경 부산 광안대교 하판 10~11번 사이 교각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교량 구조물이 파손돼 차량 진입로 일부가 통제되고 있다. 다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디지털뉴스국 노경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