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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부동산] "복비라도 아끼자"…부동산 직거래 급증
입력 2019-02-28 17:30 
'복비라도 아껴야….'
각종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가격이 뚝뚝 떨어지자 직거래 매물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여간 주택 가격이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폭등에 가깝게 오르다가 최근 매매와 전세가격이 계속 떨어지면서 중개수수료 부담이라도 줄여보자는 사람들 중 일부가 직거래 플랫폼으로까지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28일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에 따르면 올해 1월 등록된 전체 직거래 매물은 2만1594건으로, 작년 1월(1만9222건) 대비 12.3% 증가했다. 시장에 나온 매물도 없고 사겠다는 사람도 없는 그야말로 '거래절벽' 상황에서 직거래 매물은 되레 늘어난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매매와 전세 비중이 커진 것이다. 이 플랫폼은 원래 월세 매물 비중이 절대적이다. 작년 1월 기준으로 전체 매물에서 월세 매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73%였다.

그러나 올해 같은 달에는 그 비중이 67%로 줄었다. 매매와 전세 매물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매물 등록 건수를 보면 작년 1월 1641건에 불과했던 매매 매물은 올해 40% 늘어난 2299건에 달했다. 전세 역시 3589건에서 4663건으로 30% 증가했다. 반면 월세는 1만3992건에서 1만4632건으로 4.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처럼 매매와 전세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최고 0.9%에 달하는 거래세를 아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인중개사를 끼고 하는 거래는 안전성 측면에서 많이 이용하는 방식이지만, 지난 2년간 폭등한 매매가격에 거래비용이 증가하고 최근에는 가격이 급락하자 궁여지책으로 일부가 직거래 시장으로 유입된 것이다.
최근 전세가격이 급락해 전세보증금을 끼고 주택을 매매하는 소위 '갭투자'에 비상이 걸리자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가 전·월세 거래에 대해 최고 10억원까지 보증보험을 통해 보장해주는 서비스를 출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월세는 보증금이 낮지만 전세는 어지간한 집 한 채 값 수준으로 전세금이 올라가는 사례가 있는데, 최근 '깡통전세'가 기승을 부리면서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이 플랫폼이 작년 1월에 선보이고 8월에 정식 론칭한 '안심직거래 서비스' 이용자는 올해 1월 1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안심직거래 서비스는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가 미국 보험회사 '퍼스트 아메리칸'과 제휴해 전·월세 거래 시 보험료 5만~60만원을 내면 5000만~10억원까지 손해를 보상해주도록 한 것이다. 주택 임대차 거래 시 해당 주택의 소유권이나 임차권이 무효 또는 취소돼 입게 되는 손해를 보증금 한도 내에서 보상받을 수 있다.
김남이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 마케팅 팀장은 "직거래 시장은 정부 정책보다는 실수요 위주의 이사철 시즌별 흐름이 주를 이뤄왔지만 최근에는 거래 실종, 신규 입주 물량 증가 같은 시장 분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영향을 받고 있다"며 "직거래 수요자는 부동산의 안전성을 잘 검토해서 계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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