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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조 자산 2배로 키워라"…조용병 특명받은 컨설턴트
입력 2019-02-27 17:46 
"은행원 DNA로는 한계가 있다. 이성용 대표는 글로벌 인재라 안목이 뛰어나다. 다음 먹거리를 찾아야 하고, 나도 후배들을 위해 먹거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지난해 말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 AT커니와 베인앤드컴퍼니 한국사무소 대표 출신인 이성용 대표를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 대표로 깜짝 발탁한 뒤 이 같은 신임 이유를 밝혔다. 그룹 안팎에서 입지가 크지 않았던 연구소를 회장 직속 '싱크탱크'로 전격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당초 본부장급에 불과했던 연구소장은 이 대표 선임과 함께 계열사 최고경영진(CEO)급으로 격상했다. 업계에선 '파격 대우'로 받아들여진다.
취임 두 달이 지난 이 대표를 최근 서울 중구 신한금융 임원 집무실에서 만났다. 2020년 이후 미래전략 구상에 거는 조 회장의 기대감이 큰 만큼 어깨가 무거울 법도 한데, 정작 본인은 샘솟는 아이디어를 정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미 15년 전부터 신한금융 계열사를 컨설팅하며 조 회장과도 인연을 맺어왔다는 그는 "조 회장이 종종 '안에 들어와서 같이 고민하자'고 하신 말씀을 농담으로만 생각하다가 연말에 갑자기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생각하는 신한'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연구소를 연구개발(R&D)과 먹거리 발굴, 경영진 트레이닝 등을 위한 조직으로 개편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발등에 떨어진 불은 신한금융 자산 460조원을 두 배 이상 성장시키기 위한 새 먹거리 발굴이다.
해결책은 냉철한 현실 분석에서 나온다. 그는 자신의 저서 '잘되는 회사, 평범한 회사, 곧 망할 회사'에 빗대어 신한금융을 "잘되는 회사와 평범한 회사 사이에 있는 잘됐던 회사"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인 당기순이익 3조1567억원으로 경쟁 금융지주사 중 1위를 차지했지만, 우리나라 은행들이 차별된 브랜드 가치를 구축하는 데는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장이 평가하는 기업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보더라도 신한지주는 0.6배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 등 글로벌 대형 은행 PBR가 1.3배, 1.4배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정주원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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