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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개연성, 정지훈의 노력만 보인다(리뷰) [자전차왕 엄복동①]
입력 2019-02-27 11:00 
‘자전차왕 엄복동’ 개봉 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MBN스타 안윤지 기자] 순 제작비만 100억원인 대형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베일을 벗었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려 개봉한 작품이지만, 어설픈 개연성이 아쉬움을 자아낸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감독 김유성)은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의 민족의식을 꺾고 그들의 지배력을 과시하기 위해 전조선자전차대회를 개최한다. 일본 최고의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엄복동(정지훈 분)이 등장했고, 그는 조선의 민족 영웅으로 떠오르며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영화는 물장수 엄복동의 일상에서 시작된다. 소시민이었던 엄복동은 자신의 라이벌에게 장사의 위협을 받게 되면서 자전거를 처음 접하게 된다. 이후 돈을 벌기 위해 간 서울에서 또 한 번 자전거를 만나고, 독립운동가 황재호(이범수 분)와 함께 자전거 대회를 준비하고, 끊임없이 승리하며 그는 영웅이 된다.

‘어느 것 하나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인물이 작은 일을 통해 거대한 일을 해냈다는 큰 줄기는 여느 애국 영화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익히 애국 영화로 알려진 ‘암살 ‘명량 등보다 조금 더 특별한 점은 비교적 작은 인물을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다. 엄복동의 삶은 관객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자전차왕 엄복동 정지훈 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그러나 이야기 전개 방식, 각 캐릭터의 설명이 부족해서 약간의 의아함을 자아낸다. 또한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인 ‘자전거는 이제 너무나 일상적인 물건이 되어버렸다. 당시엔 혁명적일지 몰라도 시대가 바뀌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전거를 보면서 신기해하는 영화 속 반응들이 관객의 공감을 방해한다.

또한, 자전거 대회 장면에서 벌어진 조선인과 일본인의 싸움은 굉장한 긴장감을 줘야하지만,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결말쯤 국수주의와 민족주의가 심한, 소위 ‘국뽕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너무 갑작스러워 당혹감만 자아낼 뿐이다.

단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정지훈의 노력이다. 극중 자전거를 타고 산길을 오르고 내리는 엄복동은 안장이 없는 자전거를 타고, 짐승이 끌어도 힘든 물레를 끌기도 한다. 엄복동으로 분한 정지훈은 그의 활약상을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 튀어오르는 근육 하나하나까지 표현하며 무패행진 장면을 완성해냈다. 이 같은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정지훈의 고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가 극을 이끌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오늘(27일) 개봉. 안윤지 기자 gnpsk1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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