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캡틴 마블=페미 영화?"…불매운동에도 예매율 1위
입력 2019-02-25 16:43 
오는 3월 개봉을 확정 지은 캡틴 마블에 대한 불매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에 페미니즘 성향이 짙게 반영됐다는 게 보이콧의 이유다. [사진 = '캡틴 마블' 공식 포스터]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묻으면 망한다는 선례를 보여주자"
마블의 신작 '캡틴 마블'이 오는 3월 6일 한국 최초 개봉을 확정 지었다는 기사 아래 달린 댓글의 일부다. 마블 최초의 여성 히어로 영화인 캡틴 마블에 대한 불매 움직임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영화에 페미니즘 성향이 짙게 반영됐다는 게 보이콧의 이유다. 페미니즘에 대한 반발, 즉 '백래시' 현상이 관련 콘텐츠로까지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인공을 맡은 할리우드 배우 브리 라슨은 할리우드의 대표 페미니스트로 꼽힌다. 이에 불매를 선언한 이들은 주연 캐스팅부터 '전형적인 페미 마케팅'이라며 비판 각을 세웠다. 지난해 브리 라슨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캡틴 마블은 위대한 페미니스트 영화"라며 "젊은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혀 논란이 더욱 거세지기도 했다.
마블 극장 개봉작 중 처음으로 여성 감독이 참여하고 여성 작가들이 주축이 돼 시나리오를 완성했다는 점 또한 일부 관객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외에도 북미 개봉일이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페미니즘을 활용해 흥행몰이를 하려는 게 확실하다는 비판 여론까지 가세한 상황이다.
캡틴 마블을 둘러싼 논란은 주인공의 외모 비하로 이어졌다. 원작에서 그려진 캡틴 마블과 브리 라슨의 싱크로율이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브리 라슨 캐스팅이 공개되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예쁘지도, 섹시하지도 않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며 캐스팅 적절성 논란으로 비화했다.
캡틴 마블 역의 브리 라슨은 지난해 공식 예고편이 공개되자 `무표정하다`는 이유로 비판받았다. 한 네티즌은 캡틴 마블의 무표정한 얼굴에 웃는 입을 합성한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사진 출처 = 트위터 캡처]
공식 예고편이 공개된 직후에는 브리 라슨의 표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무뚝뚝하고 웃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한 네티즌은 무표정한 캡틴 마블의 얼굴에 웃는 입을 합성한 사진을 올려 '여성은 웃어야 한다'는 편견을 답습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영화에 대한 반발심은 이른바 '평점 테러'로 드러났다. 아직 개봉 전임에도 불구하고 포털사이트 영화 코너에 소개된 캡틴 마블의 평점칸이 1점으로 도배된 것. 평점과 함께 달린 코멘트를 보면 '페미 묻은 영화 안 본다', '페미니즘이 망칠 영화' 등 원색적인 비난이 가득하다.
그러나 지속적인 불매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캡틴 마블은 '마블 영화'답게 이미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개봉을 9일 앞둔 25일 극장가 전체 예매율 1위를 차지했기 때문. 이는 현재 상영 중이거나 개봉이 임박한 영화들을 제친 결과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6만5690명이 예매를 완료했다.
[디지털뉴스국 오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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