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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성·김새벽·김예은·정하담, 여옥사 8호실의 뜨거운 연대를 담다 [‘항거’②]
입력 2019-02-22 12:45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포스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MBN스타 김노을 기자] 3·1운동 1주년을 기념해 1920년 서대문형무소에서 만세운동이 울려 퍼졌다. 그 시작에는 여옥사 8호실이 있었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감독 조민호)의 유관순 열사와 8호실 여성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죽음을 무릅쓰고 만세를 외쳤으며, 뜨겁고 정직하게 연대했다. 배우 고아성과 김새벽, 김예은, 정하담은 각각의 인물들을 현대로 불러냈다.

고아성은 그동안 영화 ‘괴물(2006), ‘여행자(2009), ‘설국열차(2013), ‘우아한 거짓말(2014), ‘뷰티 인사이드(2015), ‘오피스(2015) 등의 작품을 통해 스크린을 꽉 채우는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가 이번에는 유관순으로 분했다.

고아성이 그리는 ‘인간 유관순은 총명하면서도 서늘한 눈빛으로 모든 것을 대변한다. 손과 발에 족쇄를 차고, 수감번호 371번이 새겨진 수의를 입었을지언정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는 무언의 항거다. 실존 인물, 게다가 신성시 여겨지는 유관순을 현대로 불러낸 고아성의 얼굴이 대단하다. 한 인간이자 리더, 고뇌부터 쾌활함까지 모두 담아내 높은 몰입도를 선사한다. 특히 고문으로 거의 먹지도 못했다고 전해지는 유관순의 고통에 다가가기 위해 실제로 열흘을 금식했다는 고아성의 진심이 큰 울림을 안긴다.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김새벽은 ‘줄탁동시(2011), ‘한여름의 판타지아(2014), ‘누에치던 방(2016), ‘초행(2017), ‘벌새(2018) 등 다수의 독립영화에 출연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왔다. 이번 영화에서는 수원에서 기생 30여 명을 데리고 만세운동을 주도한 기생 김향화 역을 맡아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실제 김향화는 일제의 경찰서 문 앞에서 만세를 부를 정도로 강심장의 소유자였다고 전해진다. 김새벽은 그런 김향화의 강단 있는 모습을 힘 있는 목소리와 표정으로 전달한다. 또한 유관순의 조력자로서 느꼈을 연민과 연대의식, 의연함을 깊이 있게 표현해낸다.

다양한 영화와 연극으로 자신만의 길을 닦은 김예은은 유관순의 이화학당 선배 권애라 역을 맡았다. 그가 연기한 권애라는 개성 지역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해 감옥에 갇혔다. 김예은은 투옥 중에도 단식 투쟁을 하며 끊임없이 항일 투쟁을 한 권애라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였다. 조민호 감독은 김예은은 그 시절 권애라의 당당한 눈빛까지 닮았다”고 할 정도로 김예은은 권애라 그 자체다. 후배 유관순을 진정으로 아끼는 인물을 단단한 연기 속에 담아낸다.

영화 ‘들꽃(2014), ‘스틸플라워(2015), ‘재꽃(2016) 등을 통해 독립영화계 뮤즈로 떠오른 정하담은 다방 종업원 다방 종업원 이옥이 역을 맡았다. 천진한 모습 뒤 누구보다 뜨거운 항일 의지를 가진, 두려움 속에서도 기개를 지닌 이옥이를 유니크한 연기로 옮겼다. 정하담은 매 작품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연기를 선보인다. 그의 개성 넘치는 연기는 ‘항거: 유관순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강렬한 존재감을 입증한다. 실존 인물 이옥이를 어떠한 선입견도 없이 정직하게 받아들였기에 정하담 특유의 천진함이 더욱 빛을 발한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인물은 무수히 많다. 독립의 역사에는 말도 안 되는 열악한 환경에서 사계절을 단 한 벌의 수의로 버텨낸, 굴복을 잊은 채 용기 있게 항거한 이들의 외침이 있었다. 네 명의 배우는 평범한 여성에서 자유와 해방을 갈망하는 독립운동가로 일생을 산 이들의 연대를 누구보다도 뜨겁게 스크린으로 옮겨냈다.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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