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다음 주까지 차기 KEB하나은행장 후보자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함영주 행장(사진)이 현재 채용비리 혐의 등으로 재판이 진행중인 터라,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다음 주까지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차기 행장 복수(2인)후보를 선정한다. 임추위는 구정 설 연휴 직후 첫 회의를 갖고, 은행 부행장과 자회사 CEO 등 10여 명을 리스트에 올렸다.
후보군에는 황효상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과 지성규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 강성묵 영업지원그룹 부행장, 정춘식 개인영업그룹 부행장 등 은행 부행장들과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배구조규범의 경영권승계규정에 따라 차기 은행장 후보군에 포함됐다.
현재로선 함 행장의 연임 기류가 하나금융 안팎의 지배적인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최근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되면서 금융권이 쇼크를 받은데 이어 KB국민은행의 전·현직 임직원이 모두 유죄판결을 받는 등 채용비리와 관련한 법원의 엄벌 의지가 강해지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실례로 불구속 재판을 받던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갑자기 "도망 우려가 있다"며 법정 구속된 점, 시중은행이 채용비리 집단으로 낙인 찍히는 사회적 분위기 등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또 이를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곱지 않은 시선도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하나은행의 부행장 수를 기존 4명에서 10명으로 대폭 늘리면서 행장 후보군을 확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은행들과 달리 주총을 목전에 두고, 뒤늦게 은행장을 결정하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복심을 해석하는 시각도 분분하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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