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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SKY캐슬’ 윤세아 “남편 김병철 연기, 어쩜 그렇게…기막힐까요”
입력 2019-02-19 07:01  | 수정 2019-02-19 14:35
‘SKY캐슬’ 속 로열 패밀리형 엄마 ‘노승혜’는 우아하면서도 통쾌했다. 윤세아는 노승혜에 `빛`을 더했다. 제공| 스타캠프202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SKY캐슬 속 로열 패밀리형 엄마 ‘노승혜는 우아하면서도 통쾌했다. 정가르마의 칼단발, 꼿꼿한 자세, 우아한 말투로 상대의 정곡을 찌르는 사이다 대사를 날렸다. 배우 윤세아(42)의 섬세한 완급 조절 연기는 절제와 폭발의 경계에서 오묘한 줄타기를 하는 듯 했다.
윤세아는 드라마 ‘SKY캐슬 초반 매 순간 남편의 압박에 숨 막혀 하는 모습으로 차곡차곡 감정선을 쌓았다. 그리고 그것을 후반부에 폭발시키면서 승혜 가족의 이야기에 힘을 실었다.
최근 만난 윤세아는 드라마 속 캐릭터 그대로였다. 뭐라고 입 밖으로 말을 못 꺼내겠다”며 꿈꾸는 기분”이라고 벅찬 감회를 밝혔다.
안 깨어났으면 좋겠어요. 작품의 완성도, 정성, 과정들이 너무나 예뻐서… 한순간 순간을 잊고 싶지 않아요. ”
당초 좋은 예감과는 너무 달랐던 첫방송 시청률(1.7%). 그런데도 주변에서 축하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가파른 상승세는 예상 못했지만 잘 될 거라 생각했어요. 그만큼 대본이 너무 재밌었으니까요.”
미혼인 윤세아는 이 드라마를 하며 난 어떤 딸일까” 난 어떤 엄마가 될까”란 생각도 해봤다고 했다. 제공| 스타캠프202
윤세아는 드라마 인기요인으로 다양한 인물군상이 공감 포인트였다”고 짚었다. 심정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가도 어쩔 수 없이 이해가 되는 게 이 드라마의 매력이 아닐까”라며 취재진을 향해 드라마 보면서 찔리지 않았나요?” 묻기도 했다.
특히 극중 한서진(염정아 분)이 이수임(이태란 분)에게 ‘애도 안 낳아본 게 뭘 아냐는 대사는 보고 있는 제가 다 찔러더라”며 털털하게 웃었다.
지난 1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은 4명의 엄마가 극을 이끌어가는, 여자 드라마였다. 40대 여배우로 드라마에 참여한 윤세아는 그래서 더 큰 일을 해낸 호쾌한 기분이었다”며 영화 ‘궁녀 때도 이런 걸 느꼈는데 ‘난 참 복이 많구나 싶었다”고 돌아봤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데, 넷이 모였는데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을까.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을 법 하지만, 우린 정말 그런 게 없었다”며 뒷이야기를 곁들였다.

머리 뜨면 잡아주고, 서로 빨리빨리 잘 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도와줬어요. 이렇게 따뜻한 현장이 있을까 싶었죠. 의상 스타일도 서로 안 겹치기 위해 조율했어요. 상대방이 선호하는 스타일은 피해줬고요. 리본 달면 리본 피해주고.”
남편 ‘차민혁으로 분한 김병철과의 케미는 열애 의혹으로 번질 만큼 찰떡궁합이었다.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열 번 정도를 만나 캐릭터에 대한 심도 깊은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승혜와 민혁이 왜 같이 살고 있을까를 두고 여러 얘기를 나눴어요. 가치관이 너무 다른데 같이 사는 걸 보면 ‘정말 사랑하는 사이구나 나름 결론을 내리고 출발했어요. 실제론 진솔하시고 온화하세요. 그런 별명(차파국)은 어울리지 않아요.(웃음)”
촬영을 하면서 독보적인 그의 연기력에 감동받기를 여러 번. 이러다 차민혁의 말에 넘어가는 것 아니야” 할 정도로 감화를 받기도 했단다. 특히 홀로 된 차민혁이 노승혜의 반성문을 읽고 오열하는 장면에선 (반성문을) 조곤조곤 찢어주며 연기하니 기가 막히더라”며 텐션이 좋아 장면들이 빛난 것 같다”고 감탄했다.
윤세아 역시 이번 드라마 최고의 명장면으로 ‘개 싸움 장면을 언급했다.
부부들끼리 그렇게 뭉친 날이 없어요. 그날 저희 남편(차파국) 너무 멋있지 않았어요? 너무 든든했고, 이 사람 정말 멋진 걸 했어요. 생각보다 빠른 시간 안에 찍은 신이에요. 확실히 (염)정아 언니랑 기럭지 차이가 있으니까 팔을 뻗어도 안 잡히더라고요. 카메라엔 그게 안나왔지만, 연기하면서 역시 선수시구나 싶었죠.”
윤세아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아이돌 부럽지 않은 ‘별빛승혜 ‘빛승혜란 애칭이 생겼다. 제공| 스타캠프202
윤세아는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아이돌 부럽지 않은 애칭도 얻었다. ‘별빛승혜 ‘빛승혜 얘길 꺼내자 함박웃음부터 터트렸다.
보셨어요?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 이젠 뻔뻔해져서 누릴 수 있는 것 같아요.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보다 훨씬 큰 조명을 받고 있는 것 같아, 앞으로 더 노력하며 살아야겠단 책임감도 생겼어요. 누군 노승혜 필터 있냐고도 물어보셨어요.(웃음)”
‘노승혜는 예쁘기도 했지만, 따뜻하고 현명한 엄마였다. 피라미드를 상징처럼 두고 공부하라고 윽박지르는 아빠와 달리, 늘 궁지에 몰린 아이들을 감싸고 응원해주고 다독였다. 엄마 역은 절친한 배우이기도 한 염정아를 참고했다고 한다.
정아 언니의 육아를 보고 생활했는데, 노승혜의 많은 부분을 정아 언니에게서 참고했던 같아요.”
마흔을 넘겼지만, 아직 미혼인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난 어떤 딸일까” 난 어떤 엄마가 될까”란 생각도 잠시 하게 됐다고.
엄마들이 보통 ‘나중에 너 같은 딸 낳아 키워보라 하잖아요. 세리를 통해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저에겐 반성을 하게 해준 작품이죠. 두려워요. 제가 어떤 엄마로 살아야 할지요. 사실 엄마가 처음이라는 게 슬픈 일이잖아요. 많이 경험하게 해주고 싶고 선택할 수 없는 환경이 되게 해주고 싶고. 기죽이기는 싫은데 버릇 없는 건 또 싫고.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어요. 엄마도 자기 인생이 있어야 아이도 자기 인생이 있는 거라 생각해요.”
윤세아는 이전에도 ‘프라하의 연인 ‘신사의 품격 같은 드라마로 큰 사랑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땐 칭찬을 즐기지 못했지만, 지금은 ‘즐기자는 여유가 생겼다. 사람들이 알아보면 호응도 해주고, 내가 먼저 아는 척도 해주면서 주책을 부리고 있다”며 씽긋 웃었다. 세월이 그에게 선물해준 삶의 지혜다.
마흔 되어갈 때 고비가 한 번 오더라고요. 앞날이 보이지 않는 것 같고 쓸쓸하고… 계절마다 타게 되고. 그때 딱 1초 숨 한번 크게 쉬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어요. 웃다 보니 재미있어 지고 재미난 일들을 찾아다니니 인생이 즐거워졌어요. 웃음도, 즐거움도 찾는 사람들한테 주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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