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삼한정벌은 날조' 주장 日 역사학자 이달초 100세로 별세
입력 2019-02-17 15:03  | 수정 2019-02-24 15:05

일본 고대사 연구의 권위자로 날조된 '황국사관'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해온 나오키 고지로(直木孝次郞) 오사카시립대 명예교수가 100세를 일기로 지난 2일 별세했다고 교도통신이 오늘(17일) 보도했습니다.

1919년 고베(神戶) 태생인 고인은 1943년 9월 교토(京都) 제국대 문학부 사학과를 조기 졸업한 뒤 해군항공대에 입대했다가 태평양전쟁 종전을 맞았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 오사카시립대 법문학부 조교수 등을 거쳐 1966년 문학부 교수직을 얻은 고인은 오카야마(岡山)대 교수 등을 역임하고, 1985년 이후 일본학술회의 회원으로도 활동했습니다.

고인은 일부 일본 역사가들이 4세기경 삼한(三韓)을 정벌하고 임나일본부를 설치했다는 인물로 내세우는 진구황후(神功皇后)가 지어낸 인물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는 등 일본서기(日本書紀)에 근거한 왜곡된 역사 바로 세우기에 힘을 쏟아왔습니다.


고대 일본의 진구황후가 신라에 군대를 보내 정복했다고 일본서기에 기록된 삼한정벌설은 삼국지, 삼국사기 등 다른 사서에 없는 내용이어서 허위 기록이라는 것이 역사학계의 일반적 견해입니다.

고인은 특히 일본서기를 바탕으로 역사를 해석하는 일제의 '황국사관'은 잘못된 것이라며, 고대 한일관계에 대한 일본 사학계의 편견을 깨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그러면서 고대 일본 문화와 경제 발전에 조선에서 건너온 도래인들이 이룩한 공적이 크다며 오사카, 나라, 교토, 효고현 등 기나이(畿內) 지방에서 도래인들의 활동을 수많은 역사 자료가 입증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습니다.

고인은 평화헌법 개정 저지를 위해 결성된 '오사카 9조 모임'의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등 평화 지키기 운동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주요 저서로는 '일본 고대국가의 구조', '진신의 난'(壬申の乱, 서기 672년 발발한 고대 일본사 최대 내란), '고대 가와치(河內, 오사카 동부에 있던 국가) 정권의 연구' 등이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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