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더 히트’, 경쟁 부추기지 않는 착한 음악 예능 [더 히트 ①]
입력 2019-02-15 11:57 
‘더 히트’ 포스터 사진=KBS2 ‘뮤직셔플쇼 더 히트’
[MBN스타 김노을 기자] 음악 예능에서 순위 매기기와 경쟁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더 히트의 노선은 좀 다르다. 순위제를 과감히 포기하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KBS2 새 예능 프로그램 ‘더 히트는 히트곡과 히트곡을 매시업(MASH UP)해 더욱 히트할 곡을 탄생시키는 신개념 뮤직셔플쇼다. 이날 방송에는 가수 장혜진, 김경호, 소찬휘, 휘성, 노라조, 러블리즈 등 총 6팀이 각각 자신들의 히트곡들을 부르며 등장했다. 음악 예능답게 현장에 자리한 관중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더 히트는 가수들 간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음악 예능 프로그램들이 순위제를 취하고, 뮤지션 간 경쟁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노선이다.

음악 예능이 쉴 새 없이 쏟아지던 때가 있었다. 당시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경쟁을 통한 순위 매기기 형식을 택했다. 물론 많은 시청자들에게 선택 받았고 뜨거운 화제성을 챙겼지만 그와 동시에 음악 예능에 대한 피로도가 누적됐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더 히트는 범람하던 음악 예능의 아류 노선을 택하지 않았다. 순위제와 경쟁 구도를 과감하게 내려놓고, 말 그대로 ‘즐기는 무대를 선사한다. 1990년대를 휘어잡았던 가수들부터 최근 혜성처럼 나타난 가수들까지, 한 데 모여 오로지 ‘음악으로 단결해 본연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는다.

‘더 히트 장혜진 김경호 소찬휘 휘성 노라조 러블리즈 사진=KBS2 ‘더 히트 캡처

기존 순위제 음악 예능은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구석이 적었다.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는 관중과 달리 시청자들은 그저 막연히 화려한 무대만 보게 되는 순간도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가끔은 시청자가 배제된 채 출연자들이 자신들만의 상찬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공감대가 옅어진 데서 오는 부작용이었다.

물론 ‘더 히트도 가수 각자가 자신의 히트곡에 대해 이야기 하고, 서로의 히트곡을 칭찬한다. 자칫 ‘그들만의 리그로 비춰질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하는 게 바로 비하인드 토크와 신선한 뮤직 매시업이다.

첫 방송에서 장혜진은 자신의 히트곡 ‘1994년 어느 늦은 밤에 얽힌 비하인드를 공개해 놀라움을 안겼고, 노라조는 ‘슈퍼맨을 부르게 된 배경을 밝혔다. 김경호는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이 히트 쳤던 당시를 회상하며 당대 가요계 추억까지 선사했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의 히트곡에 대해 거부감을 내비치기보다 즐기는 자세로 임했다. 당사자들이 재미있게 즐기니 보는 이들의 흥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아울러 한 화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조합의 무대를 보는 것도 ‘더 히트 만의 묘미다.

연출을 맡은 손지원 PD는 최근 진행된 ‘더 히트 기자간담회에서 ‘더 히트는 가창을 겨루거나 음악적인 역량을 드러내는 음악 예능이 아니다. 히트곡을 즐겼던 시청자들에게 그 시절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데 방점을 찍었다. 순위 프로그램에서 보지 못했던 가수들이 출연해 자신의 곡을 다시 부른다는 점이 여타 프로그램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라고 프로그램이 견지하는 자세를 밝혔다.

음악이 가진 힘 중 하나는 세대와 성별을 불문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중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차근차근 스텝을 밟아나가는 착한 음악 예능 ‘더 히트가 반갑다.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