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집값·전셋값 2년 전 시세보다 하락…역전세난 심화 우려
입력 2019-02-11 13:06  | 수정 2019-02-18 14:05

부동산 거래의 위축세 속에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하락하면서 전국적으로 전셋값이 계약 시점인 2년 전 시세 밑으로 하락한 지역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방은 2년 전 전셋값 대비 하락 폭이 점점 커지고, 서울에서는 강남권 4개 구는 물론 일부 강북지역의 전셋값도 2년 전보다 낮거나 비슷해진 곳이 늘고 있습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재계약을 앞두고 전세금 인상에 대한 부담은 줄었지만, 2년 만기가 끝난 뒤 전세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역전세난의 우려도 커지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감정원의 월간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전국 17개 광역 시·도의 절반이 넘는 총 11개 지역의 전셋값이 2년 전 (2017년 1월)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국 평균 아파트 전셋값이 3년 전보다 2.67% 하락한 가운데 울산광역시의 전셋값이 -13.63%로 가장 많이 떨어졌습니다.

조선경기 위축 등으로 전세 수요가 감소했지만, 경남 일대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전셋값 하락 폭이 커진 것입니다.

경상남도 역시 2년 전 대비 전셋값이 11.29% 내려 전국에서 두 번째로 하락 폭이 컸습니다.

조선업체가 몰려 있는 거제시는 2년 전 대비 전셋값이 무려 34.98% 하락해 전국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실제 이들 지역은 '깡통주택'과 '깡통전세' 문제로 지난해부터 임대차 분쟁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지난해부터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부산 아파트 전셋값은 2년 전보다 2.36% 하락했습니다.

세종(-5.47)·강원(-2.62%)·충북(-4.01%)·충남(-7.08%)·경북(-8.10%)·제주(-3.71%) 등에서도 2년 전보다 전셋값이 많이 내렸습니다.

최근에는 수도권에서도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전셋값은 2년 전보다 3.6%, 인천이 0.26% 낮은 상태입니다.

경기도는 정부 규제와 새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 등으로 전체 28개 시 가운데 21곳의 전셋값이 2년 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기지역의 75%에서 역전세난 우려가 커진 것입니다.

안성(-13.47%)·안산(-14.41%), 오산(-10.05%)·평택(-11.08%) 등지의 낙폭은 두 자릿수에 달했습니다.

서울도 예외는 아닙니다. 감정원 조사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아직 2년 전 대비 1.78% 높습니다. 이것은 역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앞으로 1.78% 하락하면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미 강남 4구의 전셋값은 2년 전보다 0.82% 떨어져 있습니다.

서초구의 전셋값이 2년 전 대비 -3.86% 하락했고 송파구도 2년 전 시세보다 0.88% 내렸습니다.
강남구(0.02%)는 사실상 2년 전 가격 수준입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10월 말 대비 강남 4구의 전셋값은 1.48% 하락해, 강남 4구 이외 지역(-0.53%)에 비해 낙폭이 약 3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강북에서도 최근 하락세가 나타나면서 현재 도봉구 전셋값은 2년 전보다 0.40% 낮습니다.

이미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 11월 이후 올해 1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해 시 평균 전셋값이 2년 전 시세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입주물량 증가로 전세시장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역전세난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센터장은 "정부 규제로 매매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역전세난이 지속되면 집값 하락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깡통주택·깡통전세 등에 따른 대출 부실화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장은 "강남은 수개월째 전세가 안빠져 고통받는 세입자가 늘고 있고 강북에서도 역전세난이 나타날 조짐"이라며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전세금반환보증 상품에 가입해두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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